수성아트피아 내달 4일까지 도예가 김판준展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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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1-29   |  발행일 2016-11-29 제22면   |  수정 2016-11-29
‘내 사랑 경주’ 도자에 새긴 고향
스테인드글라스용 등 다양한 재료로 표현영역 확장
전통과 현대의 접점 연구…지름 86㎝ 항아리도 선봬
수성아트피아 내달 4일까지 도예가 김판준展
김판준 작 ‘유년의 기억’

경주에서 태어난 도예가 김판준은 고향 사랑이 대단한 작가다. 그가 늘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고, 끝없이 창작의지를 불태울 수 있었던 바탕에는 고향 경주에서 보낸 유년시절의 좋은 기억이 자리하고 있다. 그 스스로도 “유년의 기억이 순수한 존재감을 느끼게 하고 행복감을 안겨준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도예가의 길로 들어선 뒤 언제부터인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이전 작업에서 보문호의 풍경 등을 담아내었던 그는 최근 남산에 깊이 빠져들었다. 어린 시절, 경주 남산에서 뛰어놀던 기억이 작품에 배어들었다. 남산에 서 뛰놀며 봤던 하늘, 별, 해와 달 등이 그의 작품에서 그대로 되살아난 것이다. 여기에 강과 수양버들, 둥둥 떠다니는 오리떼, 헤엄치는 물고기, 활짝 핀 매화도 보탰다. 그의 작품이 도자기지만 마치 회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것도 이처첨 그의 아름다운 기억을 작품 표면에 쏟아냈기 때문이다.

다양한 재료실험으로 도예의 표현영역을 확장시켜온 김판준 도예가가 29일부터 12월4일까지 수성아트피아에서 개인전을 연다. 그는 2001년부터 삼족 항아리와 수반 표면에 새겨진 빗살무늬, 투각한 한문 판본체, 산화동을 입힌 붓 자국 등이 있는 작품을 보여줬다. 올해는 스테인드글라스용 재료 등으로 색채와 이미지에 대한 현대적인 방법도 모색했다. 다양한 표현방법은 그가 전통과 현대의 접점에서 여러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왔음을 보여준다.

35점의 전시작 중에는 지름이 86㎝에 달하는 항아리도 여러 점이다. 크기에서 짐작되듯 대부분의 작품이 중후한 멋과 힘을 가지고 있다.

미술평론가 서영옥은 이번 전시작들에 대해 “시공(時空)에 켜켜로 쌓은 심연은 유년의 사물로 채워지지만, 사물은 이미 이미지 이상이다. 그에게 작업은 삶의 현재화(現在化)이기 때문”이라며 “삶은 많은 것을 품는다. 그에게는 무엇을 발언하기 위함이 아닌 자연과 근접한 삶과 만나는 시간이다. 그 삶과 내밀한 지층이 든든하고도 따뜻하다. 바로 김판준의 손으로 빚은 삶의 지층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작가는 “나에게 도예는 나와 나의 삶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작업을 하는 동안 유년 시절의 추억에 더욱 깊이 빠져들었고 그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 이런 나의 장점이 작품에 그대로 잘 스며들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053)668-1580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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