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넘은 공 하나로" 죽음으로 끝난 호주 이웃 반세기 다툼

  • 입력 2016-11-29 00:00  |  수정 2016-11-29
90살 노인, 이웃 83살 살해 혐의…47년간 갈등 끝 비극

 호주에서 담 넘어간 공 하나로 시작된 이웃간 갈등이 반 세기가량 이어지면서 결국 한 사람의 죽음으로 끝맺게 됐다.


 호주 경찰은 멜버른 교외에 사는 83살의 노인이 28일 낮 자신의 집 앞 인도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 이웃의 90살 남성을 불러 조사했다고 언론들이 29일 보도했다.


 숨진 남성은 아내와 함께 살고 있었으며, 가해 혐의 남성은 아내가 사망하고 혼자 살아왔다.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들인 두 사람의 갈등은 47년 전 담을 넘어온 공 하나로 시작됐다고 언론은 전했다.


 넘어온 공은 반으로 갈라져 되돌려졌고, 그다음에는 닭 뼈를 포함한 쓰레기나 물세례 등 많은 것이 높은 나무 담장을 넘어다녔다.


 이웃 일부는 가해 혐의 남성이 골칫거리라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남의 빨랫줄에서 여성의 속옷을 훔치고 남의 집 욕실 창문으로 안을 들여다봤으며, 남의 식물에 제초제를 뿌리는 식의 행동을 해 수차례 접근금지명령까지 받았다는 것이다.


 결국, 약 2주 전 숨진 남성 쪽 집 정원의 식물과 꽃들이 죽자 둘의 갈등은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끝났다.


 숨진 남성 미카엘 디 베라르디노가 상대 남성의 행위로 의심하면서, 둘 사이에는 위협·욕설·침 뱉기 등이 이어졌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전했다.


 두 사람은 28일에도 이 문제로 심한 말다툼을 벌이는 것이 이웃들에게 목격됐고, 숨진 베라르디노는 쇠막대기 같은 것으로 머리를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에 사는 한 이웃은 두 남성이 이미 여러 차례 법원에 간 적이 있다며 "정말 심각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숨진 남성의 부인은 이웃 남자가 수시로 자신과 남편을 모욕적인 이름으로 부르는 등의 이유로 다툼이 계속됐고 거의 100차례나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부인은 이어 사법당국이 더 일찍 적극적으로 개입했더라면 죽음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숨진 남성의 아들은 "이웃집 가족들과 수년간 대화를 시도했다"며 갈등을 해소하려고 노력했으나 효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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