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원망과 환호 뒤섞인 서문시장 ‘깜짝 방문’

  • 박종진,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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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02 07:21  |  수정 2016-12-02 07:28  |  발행일 2016-12-02 제1면
20161202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후 큰 화재가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 4지구를 방문, 김영오 전국상인연합회장(서문시장 상가연합회장)의 설명을 들으며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박 대통령 화재 서문시장 찾아
상인과는 대화없이 현장 떠나

건물 등 피해액 1천억 넘어설듯
당정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검토


지난달 30일 오전 2시8분쯤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 화재는 43시간이 지난 1일 밤 9시 현재까지도 완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2005년 서문시장 2지구 화재 당시엔 완진까지 45시간 걸렸다.

이날 서문시장 화재현장엔 박근혜 대통령이 깜짝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화재가 난 지 35시간여 만이자 지난달 18일 신임 대사와 정무직 신임장 수여식 이후 13일 만의 공식 일정이다. 이번 방문은 서문시장과의 인연이 각별한 만큼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은 상인들을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정치적 고비 때마다 서문시장을 찾아 각별한 의미를 부여해 왔다. 하지만 민심은 싸늘했다.

박 대통령이 10분 만에 현장 방문을 마치고 상인들과 별다른 대화 없이 자리를 뜨자 시장 곳곳에선 박 대통령을 원망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시민단체는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에 항의하는 기습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40여명으로 구성된 서문시장 화재 합동 감식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40분까지 현장 조사를 벌였다. 건물의 3분의 1이 붕괴된 탓에 접근부터 어려움을 겪어 큰 소득은 없었다. 다만 경찰은 CCTV 영상 분석을 통해 유력한 발화 지점을 유추했다. 4지구 1층 내부 서남쪽 점포 3~4곳 중 1곳의 내부에서 불이 최초로 시작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서문시장 4지구 비상대책위 측은 “정황과 목격자 증언 등을 토대로 유추하면 4지구와 노점 사이가 최초 발화지점”이라고 반박했다.

피해 규모는 2005년 2지구 화재 당시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상인들은 점포 1곳당 적어도 1억원가량의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건물 피해액까지 합하면 피해액은 족히 1천억원을 넘는다는 것. 앞서 2005년 12월29일 발생한 서문시장 2지구 화재 당시엔 점포 1천190여곳이 불에 타 689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새누리당과 정부는 서문시장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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