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1천명 활동…청소하고 음식 건네

  • 양승진,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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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05 07:17  |  수정 2016-12-05 07:17  |  발행일 2016-12-05 제3면
삶의 터전 잃은 상인들 위해 따스한 손길
국간장·어묵 등 기부하는 시민도 줄이어
자원봉사자 1천명 활동…청소하고 음식 건네
4일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에서 적십자 봉사원들이 상인과 소방관 등에게 제공할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사장님, 밥이 보약입니다. 따뜻한 밥 한 그릇 드시고 힘내세요."

4일 오후 화재 현장에서 타다 남은 물건을 회수하던 대구 서문시장 4지구 상인들이 식사를 하러 주차빌딩 앞에 마련된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천막을 찾았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육개장과 흰 쌀밥, 고등어조림 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상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드시고 힘내시라”며 꾹 눌러 담은 반찬과 함께 온정을 전했다.

화마로 순식간에 터전을 잃은 서문시장 상인들을 위로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이 주말 내내 이어졌다.

대구 중구청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대한적십자사와 대구시자원봉사센터, 119안전센터 등 28개 단체 소속 자원봉사자 1천명이 서문시장을 찾았다. 이들은 화재현장 주변 교통정리를 비롯해 청소와 음식 배식 등 봉사활동을 하며 상인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

천막 뒤 좁은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자원봉사자들은 식재료를 손질하고, 음식 양념을 버무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바로 옆 음식조리용 트럭에선 상인과 소방관들의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한 밥과 국, 반찬이 끊임없이 만들어져 나오고 있었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서수희 구호복지팀장은 “하루 평균 1천500명분의 식사를 준비해 상인과 소방관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며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봉사자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화재현장을 찾아 봉사에 나선 시민들도 있었다. 지난 3일 오후 급식소에서 자리 안내를 하던 대학생 자원봉사자 전민후씨(20·계명문화대)는 “서문시장에 또다시 대형화재가 발생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작은 힘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개인적으로 봉사에 나섰다. 상인들이 빨리 생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불쑥 천막을 찾아 물품을 기부하고 가는 시민들도 줄을 이었다. 서수희 팀장은 “시장에 배달을 가다가 들러 음식 준비에 쓰라고 국간장 1상자를 전해준 시민, 적십자 천막에 조리한 만두와 어묵을 몰래 두고 간 시민, 식사 시간에 맞춰 편육을 전달하겠다는 사장님 등 많은 시민이 상인들의 아픔에 동참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중구청의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를 통해 접수된 컵라면과 생수, 마스크, 핫팩 등 구호물품도 2만여 점에 이르고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 “절망적 상황에서도 온정의 손길을 통해서 상인들이 다시 기운을 내고 있다"며 “지금도 구호물품 기탁과 자원봉사 신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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