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역량개발센터와 함께하는 멋진 부모 되기] 초등학교 역사 공부 방법

  • 이효설
  • |
  • 입력 2016-12-05 08:01  |  수정 2016-12-05 08:01  |  발행일 2016-12-05 제17면
“삼국지·초한지 같은 이야기를 읽으며 역사에 흥미 갖게 하라”
20161205
비슬초등 학생들이 역사 수업 시간에 교사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역사적 사건에 의문을 갖고 질문하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왜 그랬을까”
아이가 추론하여 답을 찾게 만들어야

大入 수단으로 생각하면 흥미 떨어져
 한국사·세계사 함께 공부하면 이해쉬워


올해부터 수능에 한국사가 필수 과목으로 지정되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한국사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역사 공부를 시도하지만 정작 아이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역사에 흥미가 없는 아이, 어떻게 흥미를 붙이게 할 수 있을까. 선배 학부모이자 현직 교사에게 구체적인 조언을 들어보자.

Q: 초등학생 자녀가 역사에 흥미를 가지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A: 아이들은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호모 사피엔스가 가진 특징이라고 합니다.

역사는 사람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모든 아이는 역사를 좋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 아이들은 역사 공부를 싫어할까요? 바로 역사를 인간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고, 인간이 빠진 사건, 문화재 등으로 공감할 수 없는 형태로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아이들이 역사와 친해지게 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선사시대에서 현대까지의 역사를 순서대로 다 가르치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삼국지’ ‘초한지’처럼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이야기를 읽으며 역사와 놀도록 해야 합니다. 이후에 아이가 더 알고 싶어하는 시대의 역사책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Q: 역사는 왜 배워야 하는지 물어오는 아이에게 어떻게 대답하는 게 좋을까요?

A: 역사 교육의 목적은 다양할 것입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단순히 “한국사가 이제 수능 필수 과목이 되었잖아. 이제 역사 모르면 좋은 대학에 가기 어려워”라고 대답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공부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수단이 될 때 공부의 흥미는 급격하게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역사는 정말 왜 배워야 할까요? 학자들에 따라 다양하게 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만 ‘역사적 사건과 인물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위대한 선택을 본받아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려는 마음을 가지려는 학생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역사교육의 목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Q: 아이가 여러 가지 역사적 사건에 대해 질문을 해옵니다.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까요?

A: 아이들이 꼬치꼬치 물어오면 답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의문을 갖고 질문을 하게 되는 것은 아주 좋은 현상이라는 것을 먼저 아셔야 합니다. 그러니 일단 아이를 칭찬해주셔야 합니다. 이럴 때 좋은 칭찬은 ‘야~ 초등학생이 그런 의문을 갖는 것은 쉽지 않은데?’와 같이 아이의 행동이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상세히 기술해주면 됩니다. 섣불리 ‘잘했다’ ‘최고다’와 같은 평가를 하면 아이들이 부담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질문에 대해 부모님이 직접 객관적 사실을 설명해주려는 의욕을 내려놓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을 암기하게 하면 서서히 흥미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힘들더라도 아이의 의문이 더 깊어지고 커지는 방향으로 대화를 연결시켜야 합니다. 이럴 때 좋은 전략이 바로 ‘되돌리기’입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 같니?’ ‘책에는 뭐라고 적혀있니?’ ‘인터넷에서 찾아볼래?’ ‘왜 그렇게 되었을까?’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무엇이니?’와 같이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계속 주고, 아이 스스로 추론하여 답을 찾아가게 해주십시오.

Q: 한국사와 세계사를 함께 공부시킬 수는 없을까요?

A: 개인적으로 한국사와 세계사를 함께 공부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역사를 더욱 맥락적으로 바르게 이해하려면 세계사의 큰 흐름부터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임진왜란 발발도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의 나비효과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그에 따라 유럽인의 아메리카 정복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메리카의 은이 대량으로 유럽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은 가격이 하락했고 유럽이 당시 최강대국이었던 중국과의 교역을 보다 활발하게 할 수 있는 자금력을 확보하였지요. 그 와중에 유럽, 중국과 교역하던 포르투갈 상선 한 척이 중국으로 가다가 일본 앞 바다에서 좌초하게 되었는데, 그 배에 실렸던 것이 조총이었습니다. 그 조총을 일본인들이 대량으로 생산하게 되었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전국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조총을 전투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면서 일본인들은 조선과 중국을 점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그것이 임진왜란으로 이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임진 비슬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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