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마음에 로그인 하기] 사춘기 아이의 생각·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존감 높여줘야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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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05 07:57  |  수정 2016-12-05 07:57  |  발행일 2016-12-05 제18면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었다면 그것은 아이가 잘 커줬다는 신호다. 이 시기는 아이와 부모가 동시에 성장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사춘기는 남녀가 신체적으로 생식 능력을 획득하는 시기이며, 발달적 욕구는 부모로부터 물리적, 신체적으로 분리되는 것이다. 방문을 잠그기 시작하고, 비밀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은 자신만의 영역을 갖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욕구이다. 이 시기 자녀에게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이의 독립을 촉진해주는 것이다. 아이의 사생활과 감정을 존중해주고, 아이의 자기주장을 부모에 대한 무시, 비난으로 보기보다는 자기감정을 찾고 싶어 하는 아이의 욕구로 보면 좋을 것이다.

초기 청소년기(10~13세)를 거치면서 신체적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아이는 자신에 대한 비교적 확고하고 안정적인 자아상을 확립할 수 있다. 후기 청소년기(17~21세)에 이르면, 부모로부터 독립을 준비하게 되고, 현실적이고 만족할 수 있는 직업이나 진로를 찾아간다. 아이들은 발달 단계에 따라 성장 과제를 가지고 있다. 부모는 아이들이 이 과제를 적절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어야 한다. 부모는 발달 단계에 따른 지식을 가지고 아이들을 도와주면 아이들과 불필요한 갈등도 피할 수 있고 아이의 자존감도 높여줄 수 있다.

사춘기에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은 부모와의 잦은 다툼과 갈등, 꾸지람과 모진 말로 아이의 자존감에 상처를 입히는 것이다. 자존감은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알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 생겨난다. 자신이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자존감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어떤 상황, 어떤 사람 앞에서도 쉽게 위축되지 않는다. 사춘기는 무엇보다 이 자존감을 갖춰 나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자존감을 높여 줄 수 있는 부모의 역할은 성취나 결과만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아이의 생각과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해 주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아이를 진심으로 존중해주면 된다. 부모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안심이 사춘기 아이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 대학 입시가 코앞이라는 생각에 부모들 마음이 조급해져서 결과에 치중하게 되는데, 아이의 자존감은 회복이 힘들 정도로 떨어질 수 있다. 자존감은 자신에 대한 주관적이고 총체적인 평가이다. 공부를 잘한다고, 외모가 뛰어나다고, 남이 감탄해준다고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서는 좋은 부모가 되어야 한다. 여기서 좋은 부모란 아이들을 좋아하는 부모를 말한다. 아이와 함께 있으면 즐겁고 행복한 부모가 좋은 부모이다. 아이들은 자기를 좋아하는 부모를 보면서 자기를 확인한다. ‘나는 괜찮은 아이구나’ 하는 믿음이 자존감의 핵심이다. 스펙을 요구하는 요즘 사회에서도 좋은 부모를 가진 아이들은 뿌리가 튼튼한 나무처럼 무럭무럭 잘 자란다. 사춘기 아이의 자존감은 부모가 아이들을 진심으로 존중해 줄 때 회복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수미<심리센터 허그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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