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국익이 최후의 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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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06   |  발행일 2016-12-06 제31면   |  수정 2016-12-06
[CEO 칼럼] 국익이 최후의 보루
이용희 <주>제이브이엠 대표이사

벌써 크리스마스트리의 반짝이는 네온 불빛이 도심 시가지를 휘황찬란하게 장식하고 있다. 미국의 교육현장에서는 종교적 편향이라는 이유로 ‘Merry X-mas’를 ‘Happy Holiday’라고 표현하지만 온 세계가 종교, 민족, 체제를 불문하고 기쁨과 소망과 환희의 축제로 즐기게 되는 크리스마스의 계절이다. 유대인은 마지막 한 달 동안 지나간 한해를 정리하고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희망과 꿈과 영감을 얻기 위해 새로운 다짐과 계시와 깨달음을 통하여 진지하게 미래를 예비하는 중요한 절기로 지켜오고 있으며, 우리도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송구영신’의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지나간 한 해는 늘 다사다난했다고 회고하며, 아쉬움과 후회 속에서 신년에 대한 설렘과 기대를 갖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큰 꿈과 욕심을 갖는다 해도 아침 해가 서쪽에서 뜨는 것도 아니며, 황당했던 사건들이 완전히 없어질 수도 없다. 금년의 못다 이룬 목표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도, 실망스러운 오늘의 상황이 확연히 바뀌는 것도 아니지만, 다가오는 새해만큼은 그 어느 해와 다르게 정말 변화된 새모습의 조국 ‘대한민국’이 될 수 있기를 염원해 본다.

2016년 올 한 해는 ‘인공지능로봇과 인간의 세기의 바둑대결’부터 ‘거듭된 북한의 핵실험’ ‘한미 사드배치 갈등’ ‘한반도를 놀라게 한 경주 대지진’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 굵직한 사건들로 넘쳐났지만, 온 대한민국을 뒤흔든 최순실 게이트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침몰 직전의 위기에 내몰리고 말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정도일 줄은 몰랐고 상상을 초월해도 너무 초월한 사건이라 대통령이 홀렸던 것처럼 온 나라와 국민이 그 무엇에 홀려 모두가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 언론과 방송에 홀리고, 시간마다 최순실 뉴스에 홀리고, 정치 선동에 홀리고, 촛불에 홀리고, 심지어 어린 학생들까지 군중심리에 홀린 듯해 참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된다.

필자의 회사는 연말만 되면 외국 바이어가 많이 찾아온다. 대통령 하야 시위와 뉴스로 얼룩진 모습을 보고 한국이 어떻게 되느냐고 걱정을 해주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한국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되느냐고 우리를 낮춰보고 조롱하는 듯해 수모를 당하는 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리기 일쑤다. 더욱 속상한 것은 우리의 불행에 중국과 일본의 방송들은 신바람이 나서 보도를 하고 있고, 한국드라마를 즐기던 그들이 요즘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훨씬 재미있기 때문에 한국드라마를 덜 본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더 이상 대통령과 최순실사태가 우리 대한민국을 블랙홀로 빠뜨리면 안 된다. 민생과 경제를 살려야 하고 국가안보도 잘 극복해야 한다. 경제는 ‘좀 덜 먹느냐, 더 먹느냐’의 문제이지만, 안보는 ‘죽느냐 사느냐’ 하는 훨씬 심각한 문제이다. 세계의 중심 워싱턴이 격변하고 있는 이때 미국정부, 의회, 싱크탱크에 대한 전방위적 연구와 노력도 참으로 필요하다. 강대국들의 정책방향을 예의주시하여 우리의 국익에 유익한 방향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무엇보다 방송언론이 좀 더 차분해지고 정치권도 권력 쟁취에만 몰두하여 한국의 얼굴에 먹칠하는 일들은 자제해야 한다. 국가의 존엄, 품격의 하락은 막아야 하며 한국의 브랜드와 상품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모든 성공은 실패에서 얻어지는 교훈이다. 그동안의 갖가지 실패를 딛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 우리에게는 내일이 있다. 잘 달리기만 한 사람보다 쓰러졌다 일어나는 사람에게 더 많이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지 않는가. 이제는 야당에서 추천하여 임명된 유능한 특별검사에게 모든 진상 규명을 맡기고 우리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주어진 소임을 꿋꿋이 해 나가도록 하자.

세상을 밝히는 초와 일루미네이션(일깨움)을 상징하는 X-mas의 찬란한 불빛을 바라보며 제발 국익이 최후의 보루라는 진리를 상기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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