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미국, 트럼프 당선 후폭풍…진보 성향 실리콘밸리 기업들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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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08 07:53  |  수정 2016-12-08 07:58  |  발행일 2016-12-08 제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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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선거기간 중 애플 제품의 대부분이 중국 제품이라는 점에서 애플에 공개적 보이콧 운동을 진행하자고 밝혔다. <출처: The Daily Bu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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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현<경북PRIDE상품미국해외시장조사원·디엔자칼리지재학>

제조업 부활·보호무역주의 주창 등
정부 주도의 경제 활성화 정책 강조
창의성 중시 실리콘밸리와 충돌 우려


2016년 11월8일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출을 위한 대선 투표가 실시됐다. 도널드 트럼프가 간발의 차이로 승리했다. 힐러리가 당선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트럼프의 당선에 세계 금융시장은 요동쳤고 많은 국가 및 기업들은 새로운 미국 정부에 대응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진보적 성향이 강한 서부지역과 실리콘밸리에서는 ‘캘렉시트(캘리포니아주의 탈퇴)’를 주장하며 트럼프의 차기 정부 구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도 나오고 있다. 평소 보호주의 무역을 주창해 왔던 트럼프와 다양한 인종 및 외국인을 받아들여 IT계의 혁신을 이끈 실리콘밸리 간의 마찰은 불가피해 보인다.

트럼프의 후보 시절 주요 공약은 외국인을 내쫓고 미국인들을 위한 취업, 경제활성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강경한 이민 정책은 실리콘밸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다양한 종류의 비자 심사를 강화하여 외국인이 미국 국익에 이익이 될 것인지 아닌지 면밀히 검토하고 세부 승인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가 내건 공약은 학위가 있는 고학력 외국인에게는 비자를 발급하겠지만, 향후 그 과정도 쉽지는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2016 실리콘밸리 인덱스’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는 직원 70% 이상이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출생한 외국인인 것으로 집계됐다. 구글의 CEO 순다르 피차이,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등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세계 시가총액 상위권에 위치한 회사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온 외국인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강경한 이민정책으로 제2의 아메리칸드림을 이룰 수 있는 문이 좁아지는 건 불가피해 보인다.

IT기업들에 상당히 호의적 정책을 펼쳐왔던 힐러리 클린턴은 실리콘밸리 기업경제 활성화를 위한 금융 부문에서도 구체적 공약을 내걸었다. 비자요건도 완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보호주의를 기반으로 자국민 일자리 확보가 우선이며, 외국인 고용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트럼프는 제조업을 부활시켜 정부 주도의 경제 활성화를 꾀하기 때문에 창의성을 중요시하는 기업 주도의 실리콘밸리 문화와는 갈등이 생길 수 있다. 트럼프는 연설에서 차기 대통령이 된다면 애플의 모든 제품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게 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제조업 중심의 국가경제발전 정책을 유지하려는 트럼프에게 실리콘밸리의 정부 투자가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트럼프는 미국 경제 부양의 필수 조건으로 산업화를 이끈 제조업의 부활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 산업화를 이끈 제조업은 경제적 분야에서는 큰 성장을 꾀했지만, 제조업으로 인해 발생된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됐다. 오바마 정부는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계획을 발표한 반면, 트럼프는 환경문제가 기업들의 산업을 축소시킨다며 환경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리콘밸리는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태양열, 전기자동차 등 자생 에너지 개발에 주력했기 때문에 제조업의 부활에 시동을 거는 트럼프 정책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오히려 환경보호에 힘써온 기업들이 기존에 제공받던 정부 지원 철회 등을 걱정하며 힘이 빠질지도 모를 일이다. 트럼프 정부가 구성되고 난 후 바뀔 정책들에 의해 많은 기업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진보 성향이 강한 실리콘밸리에 살면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은 소수다. 하지만 트럼프정부가 들어선다면 실리콘밸리뿐 아니라 미국의 변화 또한 불가피할 것이다.
<영남일보 - < 재> 경북도 경제진흥원 공동기획>
※원문은 ‘경북PRIDE상품 지원센터 홈페이지(www.prideitem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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