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터키, 경제·민주주의·안보 ‘3중 위기’ 직면…터키 정국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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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08   |  발행일 2016-12-08 제15면   |  수정 2016-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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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정부는 쿠데타의 배후인물이라 주장하며 미국에 망명중인 ‘귤렌’을 본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출처: LA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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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민아<경북PRIDE상품 터키 해외시장 조사원·터키 Hacettepe University 석사과정>

美·러·유럽과 외교관계 냉온탕 반복
국내선 테러·쿠데타로 국가비상사태
청년 실업률 심각…기업 투자 주의보


터키 역사는 단 한 번도 쉽게 흘러간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말한다. 아무리 힘들었다 해도 요즘만 하겠느냐고. 1923년 터키 공화국이 선포된 이래 여러 차례의 쿠데타와 내전을 겪으면서도 꽤 건실했던 터키는 현재 경제위기·민주주의 위기, 그리고 안보 위기를 모두 극복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2016년 연초부터 이스탄불·앙카라에서 대형 테러가 수 차례 일어나 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해 관광업 시장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수도조차 방어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함에 시민들은 불신을 표했고, 테러의 배후가 IS 등으로 밝혀짐에 따라 쿠르드족과 시리아인들에 대한 증오도 날로 커져가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역동적인 한 해였다. 올해 초만 해도 터키는 러시아의 공군 비행기를 격추한 일로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살얼음판을 걷고 있었다. 하지만 냉랭했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현재 두 나라는 둘도 없는 절친이 됐다. 유럽과는 시리아 난민 수용이라는 카드를 걸고 무리하게 유럽 비자면제협정을 재촉하다 관계가 틀어져 버렸다. 또 미국과는 미국이 터키정부에는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쿠르드인을 비호한다는 이유로 연신 충돌했다. 터키와 러시아 간의 극적인 동맹은 서구에 대한 일종의 반항으로도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터키 정국이 엎치락뒤치락하던 중 7월15일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쿠데타가 일어났다. 결과는 실패였지만, 이후 터키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를 연말까지 연장해 야당과 쿠데타 배후로 추정되는 조직과 연관된 인물·기관·기업들을 추출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터키정부는 쿠데타의 배후인물이라 주장하며 현재 미국에 망명중인 ‘귤렌’을 본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미국을 압박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이 좀처럼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자 공식적으로 미국에 대한 실망과 불신감을 노골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제2의 쿠데타를 염려한 것일까. 에르도안 대통령과 현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은 인사이동과 대규모 집회·언론·시민단체 탄압 등으로 권력을 과시하고 있다.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 여부를 놓고 한창 고심 중이던 유럽은 터키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여러 차례 지적했다.

2016년 터키 경제는 어떻게 되었을까. 실업률은 지난해보다 더 상승해 10.7%를 기록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청년 인구가 노인 인구보다 훨씬 많은 이 나라에서 만 15∼24세 청년들의 실업률이 무려 19.8%다. 정규직 고용률은 겨우 47%인 데 반해 미등록 노동자 비율은 34.3%에 달한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8월을 기준 통계청이 집계 발표한 것으로 현실은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다.

작금의 상황은 터키에서 사업 중인 외국 기업들로서는 매우 심각한 위기다. 소비심리만 위축된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구매능력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중국이야 항상 박리다매 전략으로 승부해왔으니 오히려 호황을 누릴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한국제품은 자동차부터 자잘한 문구류까지 독일제나 일본제만큼이나 가격은 높은 데 반해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아 경기가 어려운 때는 살아남기가 힘들어진다.

특히 중소기업으로서는 시장수요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마케팅에 큰 투자를 할 수 없고, 마케팅 없이는 일반 소비자에게 제품을 어필할 수도 없다. 한국의 분야별 유관기관들의 각종 지원 정책들이 무척 소중하다. 터키 대부분의 산업이 정부 주도로 계획운영되기 때문에 주정부와 지자체 또는 관련 부처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필수적이다.
<영남일보 - < 재> 경북도 경제진흥원 공동기획>
※원문은 ‘경북PRIDE상품 지원센터 홈페이지(www.prideitem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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