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단일대오’野, 이제부턴 슬슬 정국주도권 싸움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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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10 00:00  |  수정 2016-12-10
내각 총사퇴 요구 놓고 신경전
‘탄핵 단일대오’野, 이제부턴 슬슬 정국주도권 싸움
새누리당 추미애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9일 오후 각각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은 탄핵을 성공시키긴 했지만, 오히려 앞날은 다소 불안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 잡음을 내면서도 탄핵소추안 발의부터 ‘단일대오’의 모습을 보여줬던 야권은 정국 주도권과 차기 대선을 앞두고 충돌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탄핵이 가결된 9일부터 두 야당은 이견을 보였다.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게 된 황교안 국무총리를 놓고 민주당은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국민의당은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로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총리와 내각도 정치적 불신임 상태”라면서도 “황 총리 대행 체제가 촛불 민심을 제대로 읽는지 지켜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앞서 민주당은 탄핵과 동시에 내각 총사퇴 주장을 폈다. 반면, 국민의당은 황 총리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국민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황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부적합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총리가 자진해서 사퇴해줬으면 좋겠다”고 퇴진을 종용하기도 했다.

이번 탄핵 가결이 대권을 앞둔 야 3당 간 권력 투쟁의 시발점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제 ‘공동의 적’이 사라지고 다시 경쟁자의 관계로 돌아온 만큼 차기 대선 정국에서 다시 분열과 반목을 거듭할 것이란 의미다.

무엇보다 탄핵 가결 초반 정국에서 가장 큰 수혜자가 더불어민주당으로 나타나고 국민의당의 존재감은 오히려 위축되는 듯한 모습을 보인 점은 앞으로 대선과 개헌, 정계 개편 등의 굵직한 정치 일정에서 커다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탄핵 정국의 종착점에서 나온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큰 상승세를, 국민의당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크게 약진한 반면, 국민의당 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는 추락에 가까운 퇴보를 보인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이는 야권 내부에서 제1야당 민주당의 주류인 친문(親문재인)계에 맞서 민주당 비주류, 국민의당 등이 연합한 비문(非문재인) 세력의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여기에 개헌과 정계 개편 문제까지 개입되면 이를 반대하는 야권 주류와 비주류의 간극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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