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올해 아쉬워…내년 은퇴 전제로 승부수 던진다"

  • 입력 2016-12-13 00:00  |  수정 2016-12-13 15:20
"응씨배·삼성화재배 아쉬움…커제·알파고 대결도 결심 계기"

 이세돌 9단이 내년 프로바둑기사 인생의 모든 것을 건다. 30대인 그가 '은퇴'라는 단어까지 꺼내 들었다.


 이세돌 9단은 13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열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개막식에서 취재진과 만나 "올해 굉장히 아쉬웠다"며 "내년 한 해는 정말 은퇴를 전제로 배수의 진을 치고 임할 각오다"라고 밝혔다.


 이세돌 9단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사다. 그는 지난 3월에는 인류를 대표해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대국을 펼쳐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올해 성적에 만족하지 않는다. 세계대회 우승을 거두지 못했다. 응씨배와 삼성화재배에서 4강에 머물렀다. 그 사이 국내 랭킹은 2위에서 3위로 밀려났다.


 이세돌 9단은 "올해 만족스러운 대회를 꼽기가 쉽지 않다. 아쉬운 대회들이 아주 많았다"며 응씨배와 삼성화재배를 언급했다.
 그는 "저도 아직 젊고 어린 나이다. 하지만 바둑에서는 그렇게 어리지만은 않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아쉽고 제 기대에 못 미친 성과들이 나온다면 쉽지 않을 것이다"라며 "내년에는 정말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해"라고 강조했다.


 이세돌 9단은 "응씨배와 삼성화재배 4강전에서 '쉽지 않구나'라는 것을 느꼈다"며 "그렇다고 승부수를 던져보지도 않고 포기할 수는 없다. 그러기에는 나이가 너무어리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너무 길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승부처를 내년으로 잡았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내년 대회 성적이 안 좋다고 곧바로 은퇴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는 "내년 성과가 안 나온다고 당장 은퇴하는 건 아니다. 내후년쯤을 정리하는해로 삼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이어 은퇴 기준을 확실히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바둑 전체적인 부분과 성적, 저의 정신 상태를 종합해봐야 할 것 같다. 성적이 50% 정도라면, 나머지 40∼50%는 제가 개인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성과도 있었다. 알파고와 대결하면서 세상의 주목을 받았고 다양한 활동을하게 된 것도 그중 하나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 이후로 여러 좋은 경험도 있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부담도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을 이기지 못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정말 부담 없이, 원 없이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알파고 대결과 함께 중국랭킹 1위 커제 9단과 한 대결도 이세돌 9단에게 마음을 다잡는 계기를 줬다.
 이세돌 9단은 "사실 전에는 제가 어느 정도 바둑에서 이룰 것은 다 이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커제, 알파고와 대결하면서 '이제는 풀려 있던 것을 잠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그런데 너무 빨리 잠갔다. 천천히 해야 했는데 부담이 컸었나 보다"라고 아쉬워하면서 "이제야 제대로 잠가진 게 아닌가 싶다"며 설욕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세돌 9단은 내년 1월 2일 개막하는 맥심배부터 내년 활동을 시작한다. 먼저 그는 작년 맥심배 우승의 기세를 이어나가겠다는 목표다.
 한편, 연말까지 기사회 탈퇴 문제를 정리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기사회 입장을 계속 기다리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세돌 9단은 지난 5월 기사회의 관행에 불만을 표시하며 탈퇴서를 제출했고, 기사회는 아직 이 문제를 매듭짓지 못했다. 다만 한국기원은 전날 임시이사회를 열고 기사회와 이세돌 9단 측이 한 번 대화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이 문제가 이사회 안건으로 올라간 점은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기사회와 저의 문제인데…"라면서도 "그런 것보다는 내년에 제 바둑 인생에 승부수를 던질 것이기 때문에 바둑에 더 집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포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