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박 셰프의 伊 음식에 빠지다] 이탈리아에선 ‘족발+렌틸콩요리’나 만두 닮은 ‘카펠레티파스타’ 먹으며 새해 행운 기원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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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30   |  발행일 2016-12-30 제35면   |  수정 2016-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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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new year!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특별한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새해의 행복과 건강, 부를 기원하는 풍습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존재한다. 이탈리아의 특별한 새해 풍습과 먹으면 나쁜 악귀를 물리치고 복을 가져다 준다는 그들만의 럭키 푸드를 소개한다.

음식이 맛있기로 소문이 자자한 나폴리. 그래서인지 나폴레타노(나폴리 사람들) 상당수는 대식가로 정평이 나 있다. 평소에도 긴 코스 요리로 단련된 나폴리 사람들이지만 크리스마스나 연말연초에는 그 수위가 극도에 다다른다. 12월31일, 오후 서너시쯤에 시작한 송년 및 신년 만찬은 자정이 훌쩍 넘어서야 그 끝을 보인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장시간 식사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모듬 견과류는 결코 빼놓지 않는다. 땅콩, 아몬드, 호두, 피스타치오 등에 각종 말린 과일 절임을 먹어야 새해의 건강을 지킨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 중에서 유독 미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폴리에는 새해를 맞이하는 그들만의 독특한 풍습도 재미있다.

집안에 방치된 낡은 가구나 이빠진 그릇, 오래된 텔레비전 등을 잘 모아 두었다가 온 가족이 모인 한 해의 마지막 날 밤에 집 안 창문을 통해 밖으로 과감하게 던져버린다. 이는 매년 12월31일 나폴리의 밤거리를 조심해야하는 웃지 못할 이유이기도 하다. 집 안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낡은 물건을 소란스럽게 버리면서 집안의 우환과 악귀를 함께 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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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렌틸콩스튜

친다고 믿는다. 이 풍습이 가전이나 가구 매장의 매출 증진에도 기여한다.

이탈리아 새해 맞이 음식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대표 주자는 우리에게 야식 단골 메뉴로 익숙한 돼지족발이다. 각종 허브와 향신료를 넣어 푹 삶아 낸 이탈리아식 족발은 건강에도 좋은 렌틸콩볶음이나 렌틸콩스튜와 찰떡 궁합이다. 그 맛도 좋지만 새해에 꼭 먹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동글 납작한 모양이 마치 동전과 닮은 렌틸콩의 행운, 그걸 족발로 긁어 모은다는 의미를 갖게 된다. 반드시 새해에 먹어야 돈이 들어온다고 믿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풍습이다.

새해 음식이라면 ‘카펠레티파스타’도 빼놓을 수 없다. ‘작은 모자’라는 뜻의 카펠레티는 엄지 손톱만한 크기로 앙증맞은 손만두와 닮았다. 고기와 치즈로 만든 반죽을 넣어 만든 이탈리아식 만두 파스타인 카펠레티는 소고기와 닭고기, 각종 채소로 장시간 우려 낸 진한 육수에 동동 띄워 먹는다. 우리네 전통 새해 음식인 떡국이 절로 생각나는 맛이다.

빠빠베로 오너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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