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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의 잇드라마]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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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뉴스팀기자
  • 201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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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성적 환상으로 버무린, 여성 취향 로맨스 판타지에 숨겨진 포르노적 욕망

지인 한 명이 흥미로운 요구를 해왔다. 최근 주변 아줌마들이 모이기만 하면 ‘도깨비’ 이야기를 하니 이 드라마를 한번 써 달라는 것이다. 물론 과장이겠지만 그만큼 김은숙의 신작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이하 도깨비)의 인기가 높기는 한 모양이다.

‘파리의 연인’부터 ‘시크릿 가든’ ‘상속자들’ ‘태양의 후예’에 이르기까지 시청률 보증수표 김은숙의 신작답게 ‘도깨비’ 역시 시청률이 고공행진 중이니 말이다. 그런데 ‘태양의 후예’가 보여준 국가주의의 불편함처럼, 이 드라마가 보여주고 있는 불편함 역시 만만치 않다.

현재 드라마 ‘도깨비’는 여러 가지 논란에 휩싸여 있는데 그중 가장 문제적인 것은 롤리타, 원조교제 논란이다. 이 논란의 원인은 명백히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성차별 문제가 이슈화되었던 2016년의 마지막을 성차별 종합선물세트처럼 보이는 드라마 ‘도깨비’가 장식한 것은 아이러니하다.

서브컬처 장르 중 주로 남성들이 즐기는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서 사용되다가 대중소설에까지 확산된 말 중 ‘키잡’이라는 표현이 있다. ‘키워서 잡아먹는다’는 말로 다분히 소아성애적 의미를 담은 이 은어에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그 유명한 소설 ‘롤리타’는 명함도 못 내밀 만큼의 노골적이고 선정적인 시각적 변태성이 동반된다. 이것은 간혹 여성취향 19금 로맨스에서 사랑의 한 유형으로 변형되기도 한다. 도깨비와 ‘어린’ 인간신부의 숙명적 사랑이라는 이 드라마의 서사는 바로 이 키잡물의 변용이나 다름없으며, 순수한 표정으로 팜므파탈적 대사를 외치는 어린 신부는 여성의 판타지가 아니라 남성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성적 대상물에 불과하다.

전지전능한 신 도깨비 김신(공유)은 어느 날 사고로 죽어가던 임신부를 살려준다. 도깨비가 살려준 아기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도깨비 신부로 불린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애인으로 확정된 셈이다. 보통 주인공의 어린 시절은 성장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되지만 드라마 속 지은탁(김고은)에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은탁은 9세에서 19세로 훌쩍 성장하는데, 이것은 30대 중반으로 보이지만 실은 939살이나 먹은 아저씨(할아버지)와 19살 여고생의 사랑을 정당화하기 위해 아홉수에 얽힌 속설을 활용한 숫자놀음일 뿐이다.

은탁은 김신이 부자라는 것을 알자마자 ‘사랑해요’를 외친다. 여기서 사랑은 돈이라면 얼마든지 그런 척 가장할 수 있는 하찮은 것으로 전락한다.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고 이모의 학대 속에서 힘겹게 살아온 그녀는 돈이면 자신의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영악한 여고생이다. 그래서 돈이면 몸도 던질 수 있다는 은탁의 태도는 어떻게 보면 속물적인 세상이 만들어낸 슬픈 결과물이며 그녀를 그렇게 만든 세상의 부조리함을 빗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설사 그렇다고 해서 은탁의 대사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해맑은 표정으로 ‘어떤 타입이에요? 아내 타입! 현모양처? 섹시? 전문직? 아 매일매일 바꿔 줄까요?’를 외치는 여고생이 포르노 속 여성을 상상하게 만든다는 걸 몰랐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은교’의 김고은을 은탁으로 캐스팅한 것이 설마 우연일까!

미성년자에 대한 롤리타적 소비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장치인지는 모르겠으나 10회에 이르러 지은탁은 스물이 되었다. 드디어 성년이 된 은탁은 낭만을 외치며 술을 마시고 키스도 한다. 그러나 그녀는 주민등록법상 여전히 미성년이다. 아저씨와 소녀의 사랑에 섞여드는 이 불편함은 숙명이라는 말로 아름답게 포장되어 소비된다. 죽어가는 자신을 살려줬기에, 불멸이라는 고통을 끝내줄 도깨비 신부이기에, 은탁과 김신의 사랑은 거룩한 것으로 표현된다. 그런데 한번 되짚어보자. 김신이 은탁에게 사랑을 느낀 시점이 도깨비 신부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이었는가? 여고생이 해맑은 표정으로 ‘사랑해요’를 외친 순간이었는가?

드라마 속에서 도깨비와 저승사자를 강간 위기에 처한 소녀를 구하는 히어로로, 삼신할미를 섹시한 여성으로 그리면서 성 역할을 고정시킨 것은 애교에 불과하다. 포르노적 욕망을 투사해 미성년자의 원조교제를 사랑으로 미화하고, 동성애를 혐오의 대상이자 우스갯거리로 소비한 것에 비하면 말이다. 최소한 보편적인 여성 판타지에서는 동성애가 혐오의 대상으로 소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이 드라마가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여성의 판타지로 교묘히 둔갑시키고 있다는 것은 그저 드는 의심이 아니다.

대중문화란 대중의 욕망을 투영하기도 하지만 그 욕망을 교묘히 조장하기도 한다. 만약 이 드라마가 사회의 현실을 그저 반영만 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건 그것대로 절망적이다. 혹, 돈도 주고 보호도 해주는 수호신의 존재를 꿈꾸는 것이라면 그건 드라마 속에서만 가능한 진짜 판타지라는 것을 당신도 알고 나도 안다. 그래도 드라마에 빠지겠다면 뭐 그건 개인의 취향이라고 해두자. 다만 자본주의의 속물적 환상과 포르노적 욕망을 조합한 이 왜곡된 성 의식이 현실에 수용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칼럼니스트 myvivian9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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