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유망기업이 뛴다 .2] 약국자동화시스템 개발 ‘크레템’

  • 권혁준 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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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09   |  발행일 2017-01-09 제7면   |  수정 2017-01-09
세계 첫 FSP 기술 등 국내외 특허 47건…약국자동화 시장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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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템이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자동조제기 모습. 크레템은 최소 50가지에서 최대 500가지의 약을 자동으로 조제하는 자동조제기를 생산해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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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연 크레템 대표가 최근 개발한 블리스터 방식 자동조제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대학병원에서의 환자 대기시간은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되기도 했다.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처방을 받는 데까지 3~4시간이 소요됐고, 약을 처방받는 데도 3~4시간이 걸리기 일쑤였다. 환자가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병원 문을 나오기까지 한나절이 걸렸다. 이런 환자의 불편을 혁신적으로 줄인 것이 바로 약국 자동화 시스템이다. 1990년대 초 일본에서 수입된 이 시스템은 환자의 조제 대기시간을 기존 4시간에서 20분대로 줄였다. 지난해 기준으로 약국 자동화 장비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67억8천700만달러(약 8조원)에 이른다. 매년 7.3%의 성장률을 보이는 이 시장은 2020년 10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자동 조제기를 개발해 전 세계 병원과 약국의 자동화를 이끌고 있는 <주>크레템은 메디시티를 꿈꾸는 대구시의 의료산업을 이끌어갈 차세대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5월 대구연구개발특구(의료R&D지구)에 446억원을 투자해 본사 및 연구소, 공장을 이전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 본사와 공장 건립이 완료되면 기존 약국 자동화 시스템 생산은 물론 재활용 로봇도 생산할 예정이다.

◆약국자동화시스템 개발

2003년 설립된 크레템은 자동 조제기를 개발해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는 약국 자동화 시스템 개발 업체다. 유럽 28개국을 포함해 북미와 중국, 오세아니아 등 주요 국가에 자동조제기 3천500여대를 판매했다. 특히 지난해 미국의 골든리빙 등 양로원 시설에 전자수납장을 포함해 700여대의 무인장비를 납품하는 등 창립 13년 만에 24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고속 성장하고 있다.


유럽·북미·中 등 수십개국 수출
지난해 매출 240억원 ‘고속성장’
재활용 로봇도 개발 하반기 출시

대구연구개발특구에 446억 투자
본사·연구개발·생산 기능 통합
2020년 매출 1천억원 달성 목표



크레템은 국내특허 25건, 국제특허 22건, 실용신안 13건 등의 산업재산권을 보유하여 경쟁업체와 차별화된 기술을 갖고 있다. 2010년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해 ‘약제포장장치의 정제카세트 및 작동방법, 정제캐비넷’ ‘개인용 투약장치, 정제카세트, 에러식별기’ ‘정제 이송용 볼 피더’ ‘약제포장장치의 자유형상정제 자동배출기 및 정제공급 개방, 수량조절모듈’ 등 국내외에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또 신약개발과 다양한 제네릭(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을 행정당국의 허가를 받아 생산한 복제약) 약품에 대응할 수 있도록 약품의 형상과 관계없이 자동으로 조제되는 기능인 FSP(Free Shape Packing System)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최근에는 중국의 DIH사 및 스위스의 호코마(HOCOMA)사와 전략적 업무·기술제휴를 통해 사업규모를 넓혀가고 있다. 향후 약품 조제기뿐 아니라 전반적인 약국 자동화 시스템과 주사제 조제 시스템(PIVAS), 재활용 로봇 등으로 사업분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호연 크레템 대표는 “그동안 약국 자동화 시스템 개발을 통해 병원과 약국의 현대화에 일조해 왔다”며 “앞으로는 재활 시스템 분야로도 사업을 확대해 토털 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내년 대구에 본사 열어

경기도 안양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크레템은 지난해 5월 대구연구개발특구에 446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대구연구개발특구(의료R&D지구) 2만3천867㎡(7천220평) 부지에 본사, 연구소, 제조공장 시설을 만들어 안양, 부천, 대구 등지에 산재한 기획, 연구개발, 생산 기능을 통합해 본격적인 대구 본사 시대를 연다는 복안이다. 크레템은 대구 본사가 완공되는 2018년에 매출액 500억원, 이후 2020년에는 1천억원 달성을 목표한다.

김 대표는 “토털 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새로운 자리를 찾던 중 대구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현재 본사와 연구소, 제조시설에 대한 설계가 진행 중이며, 이르면 오는 4월에 착공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는 대구 본사에서는 기존 생산 품목과 더불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재활용 로봇 등을 생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장 확장, 재활용 로봇 등 신규 사업 분야 진출로 필요한 인력도 충원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2018년 상반기에 대구 본사가 완공되면 로봇 개발에 필요한 로봇 연구소를 신설하고, 이에 필요한 연구개발 인력, 생산 인력 등을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활용 로봇 시장 진출

크레템은 재활용 로봇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개발을 완료해 임상시험 중인 재활용 로봇을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크레템의 재활용 로봇 생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대구의 의료용 로봇 산업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대표는 “크레템이 추구하는 사업은 약국 자동화 시스템과 재활용 로봇으로 정리할 수 있다. 재활용 로봇 분야에서 세계 1위인 스위스의 호코마사와 기술제휴를 하는 등 5년 정도 준비를 해왔고, 이제 시제품 생산 단계에 와 있다. 하반기에는 제품을 양산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크레템이 개발한 재활용 로봇은 사고 등으로 인해 하반신 사용에 제약이 있는 환자를 위한 하지 분야 재활용 로봇이다. 이 로봇은 효과적인 훈련으로 재활치료 과정을 단축시키고, 자동화된 패턴으로 정확도와 빠른 도보 연습을 지원한다. 또 훈련 수준과 속도 제어도 가능하며 전진 도보, 방향 전환까지 도와줄 수 있도록 개발됐다.

김 대표는 “하지 분야의 재활용 로봇에서 확실한 포지셔닝과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이후 어깨, 팔꿈치, 손가락 등 상지 분야의 재활용 로봇으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미래부 과제로 장애인이 일상생활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웨어러블 로봇 개발도 하고 있다. 4~5년 후에는 제품이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글=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사진=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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