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지금의 습관이 바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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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1 08:03  |  수정 2017-01-11 08:03  |  발행일 2017-01-11 제23면
[문화산책] 지금의 습관이 바로 꿈
김동찬 <대구시립극단 상임단원>

일전에 후배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새해 덕담이랍시고 한마디 했다. ‘꿈은 바로 나의 오늘’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내가 좀 더 일찍 그 말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면 나의 삶도 지금보다 꽤 나아졌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대체로 우리는 현실은 현실일 뿐이며 꿈이라는 것은 저 무지개 너머 어딘가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장밋빛으로 채색된 꿈도 꿈이겠지만, 작지만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매 순간 살아왔던 그 찰나들이 모두 반짝반짝 빛나는 꿈의 조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우리가 꿈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그저 현실이 아닌 어떤 것, 당장은 불가능한 것, 지금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것을 대하는 바람에 오히려 소중한 현실을 헛되이 흘려버린 적은 없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오히려 꿈은 바로 지금이고 당장 가능한 것이라 처음부터 인식할 수 있었다면 우리 삶의 질도 매우 달라지지 않았을까. 좋든 안 좋든 지금의 내 습관들이 바로 현실이고, 현실이 쌓이고 쌓여 결국 미래가 되니 말이다.

왜 삶의 황혼기에 이른 노인들이 한글을 배운다거나 악기나 춤을 배우겠다고 하는 걸까. 결국 그들은 결과를 떠나 과정이 행복한 것이며, 지금 이 순간이 거창한 꿈보다 훨씬 더 소중하다는 사실을 삶의 경험을 통해 체득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즈음 나의 어머니는 가끔 내게 하모니카 연주를 해주신다. 그 소리를 들어보면 수준급은 아닐지라도 꽤 들을 만하다고 여겨지는데, 어머니는 작년 초만 해도 음계만 겨우 익힌 정도였다. 그런데 일 년이 지난 지금 저 정도라니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다. 그것은 어머니가 나름의 행복한 습관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언젠가부터 우리는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고 마냥 행복해하는 일에 주춤해지고, 그것을 떳떳하게 밝히는 일에 조심스러워진 것 같다. 불행하게도 한꺼번에 자식을 잃거나 뜻하지 않은 몸과 마음의 재앙을 당해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조차 힘겨워진 분이 주위에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별다른 일 없이 살아가는 우리네 생활이 별 볼일 없이 느껴질지 몰라도, 작은 일상만으로도 꿈에 대한 가능성을 그려볼 수 있는 지금의 처지만으로도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되새겨 본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아침에 일어나 30분 정도 영어회화를 들은 지 이제 1년이 되어간다. 아직도 형편없는 수준이지만, 매일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새해에는 또 어떤 훌륭한 습관을 키워볼까 생각해 보는 오늘이다.

김동찬 <대구시립극단 상임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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