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타워]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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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1-12

오늘 아침도 박기일씨는 노란 피켓을 들고 지하철 상인역으로 간다. ‘세월호 진상 규명하라’ ‘박근혜 퇴진하라’. 피켓에 적힌 구호는 단순하다. 2015년 4월13일부터 지금까지 평일 아침 8시면 어김없이 시작되는 박씨의 반복되는 일과다. 처음엔 곧 진상 규명이 이뤄지고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다. 믿고 기다리던 시간이 지나고, 1년이 흘렀다. 참다못한 박씨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섰다. 세월호 참사가 1천일이 되는 날 아침, 박씨는 말했다. “1천일이면 어떻고 1만일이면 또 어떤가.”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 앞에서도 박씨는 기죽지 않는다. 박씨가 1인 시위를 하는 동안 또 다른 박씨는 서명을 받고, 어떤 박씨는 노란 리본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렇게 1천일을 애썼다. 그 1천일 동안 무엇이 달라졌던가.

세월호 참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세월호가 우리에게 던지는 두 개의 질문. 침몰의 원인은 무엇이며, 왜 인명구조에 실패했는가? 정부는 그 해답을 국민과 유가족에게 알리고, 내놓고, 납득시키지 못했다. 은폐했고, 결국엔 실패했다.

네티즌 수사대 ‘자로’의 동영상 ‘세월호 X’에 그토록 높은 관심이 쏠린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정부가 필요한 정보를 제때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의혹만 늘려왔기 때문이다. 그저 그렇고 그런 음모론으로 치부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음모론이란 진실의 당사자가 뭔가를 자꾸 숨기려고 하는 순간 만들어진다.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대통령의 사생활이 아니다. 대통령의 공무 수행이 꼭 필요했던 그 절박한 시간에 대통령이 어떤 공적 활동을 수행했는가 하는 것이다. 테러 사실을 보고받고도 한 초등학교에 머물렀던 부시 대통령의 ‘7분’은 두고두고 비판을 받았다. ‘모든 책임은 여기서 멈춘다.’ 트루먼 대통령의 집무실에 걸린 글귀였다. 대통령의 자리는 누구에게 책임을 미루는 자리가 아니다. 국가와 국민의 모든 책임이 마지막으로 귀결되는 바로 그 자리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사유 중 하나로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을 남김없이 밝히라고 요구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탄핵사유 압축 항목에 생명권 위반을 별도로 명시하고 박 대통령의 행적을 밝힐 자료를 제출토록 한 것은 세월호 참사를 주요한 심리안건으로 파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최근 헌재에 제출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은 의미 없는 답변의 재탕으로 가득했다. 설명의 앞뒤는 맞지 않았고 주장은 모순됐으며 증거는 없었다. 사고사실을 처음 보고받은 시각도 여전히 의심스러운 데다 곳곳에 행적이 누락돼 있는 등 허점투성이여서 오히려 의문을 더한다. 부실한 내용의 보완과 추가 자료 제출 요구는 당연한 결과다.

광장의 촛불은 ‘세월호는 올라오고, 박근혜는 내려오라’며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이게 나라냐’라는 탄식과 ‘국가는 없었다’는 깨우침은 정확히 같은 결론으로 이어진다.

‘대통령의 7시간’은 밝혀져야 한다. 선체를 온전히 인양하는 것도 급선무다. 대법원조차 검찰 조사 결과에 대해 선체를 인양해 조사하기 전까지는 정확한 침몰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인양 작업이 늦춰지면서 선체의 손상은 가속화하고 있다.

강제 종료된 4·16세월호참사진상규명특별조사위원회도 활동을 재개해야 한다. 특조위의 지속적인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특별법 개정안 혹은 보다 강화된 새로운 2기 특조위 구성을 위한 특별법의 재제정안, 그 어느 것도 처리되지 않고 있다. 조사 권한과 독립성을 대폭 강화한 특조위를 조속히 재구성하기 위한 국회의 노력이 절실하다.

그날의 진실이 제대로 드러날 때 우리는 세월호의 시간과 이별할 수 있다. 2천일이 될지 1만일이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이은경 주말섹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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