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道 뚫린 영덕…주말마다 거대 주차장

  • 남두백
  • |
  • 입력 2017-01-13 07:10  |  수정 2017-01-13 07:10  |  발행일 2017-01-13 제2면
연말∼연초 관광객 30만명 몰려
강구항 주변 골목까지 교통지옥
대게 상가·펜션은 행복한 비명
고속道 뚫린 영덕…주말마다 거대 주차장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개통된 후 강구항 대게상가에는 주말마다 대게를 맛보려는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영덕군 제공>

지난 7일 오후 영덕 강구 대게상가. 7번국도에서 이곳 상가로 연결되는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해 있었다. 차량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7번국도는 수㎞에 걸쳐 밤 늦은 시간까지 지정체가 반복됐다. 주변 간선도로와 마을 골목길 역시 몰려든 차량으로 큰 혼잡을 빚었다. 대게상가와 펜션이 호황을 누리는 반면 주민들은 외지 차량으로 인해 전에 없던 교통지옥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26일 개통된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몰고온 현상이다. 동해안으로 가는 새로운 통로가 뚫리면서 영덕지역 상인과 주민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게상가 화색= 한국도로공사와 영덕군에 따르면 상주~영덕 고속도로 개통 후 두 번의 주말 동안 하루 평균 1만~1만2천여대의 차량이 영덕방면으로 들어왔다. 평일 4천여대보다 3배 정도나 되는 차량이 영덕방면으로 몰린 것이다. 지난달 31일과 1일 사이에는 상·하행선에 2만6천463대의 차량 중 1만6천498대의 차량이 영덕방면 요금소를 통과했다. 대부분 새해 해맞이관광이나 성수기를 맞은 대게를 맛보기 위한 행렬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부터 8일까지 영덕을 찾은 관광객은 30만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5만명의 두 배다.

이 때문에 강구항과 주변지역은 넘쳐나는 손님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대게를 판매하는 김모씨(48·강구면)는 “고속도로 개통으로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손님이 밀려들고 있다”면서 “대부분 대게상가의 매출이 2~3배 오른 건 분명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상가주인 김모씨(여·64)는 “대게를 찾는 손님이 많아 정신이 없을 지경”이라며 즐거워했다. 해안가 펜션을 운영하는 권모씨(54·영덕읍)는 “대부분 내륙지역에서 온 손님으로 주말에는 방이 없어 난리”라고 말했다.

이런 북새통 속에 바가지, 얌체상혼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고속도로를 이용해 대게상가를 찾은 A씨(상주시)는 “당초 기대와 달리 크게 속은 것 같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A씨가 찾은 강구항 H대게식당은 유명 인터넷사이트에 ‘저렴한 가격, 직거래’ 등을 홍보하고 있다. A씨를 포함해 상당수 관광객은 “비싼 가격에 비해 형편없는 서비스와 불친절은 너무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현지주민 울상= 몰려든 차량만큼 지역주민의 불편과 고통도 늘어나고 있다. 평소 차량으로 10분 거리인 영덕~강구(4㎞)는 30~40분 이상 걸리는 게 일상화됐다. 대게상가의 비좁은 도로와 부족한 주차장으로 인해 주말만 되면 옴짝달싹 못하는 교통지옥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강구지역 주민이 주로 이용하는 마을 골목길마저 몰려든 외지차량으로 꽉 막혀 일상 생활조차 어렵게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영덕군은 뒤늦게 해결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주민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영덕군 관계자는 “지속적인 서비스교육과 함께 강구항내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영덕=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남두백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