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 한·중 경제 관계의 전망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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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3   |  발행일 2017-01-13 제22면   |  수정 2017-01-13
값싼 노동력 공급지 탈피
구매력 큰 소비시장 중국
사드 문제로 장벽 높아져
정부의 외교적 노력 절실
수출 소비재 위주 전환을
20170113
정연호 계명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값싼 노동력 공급지 탈피
구매력 큰 소비시장 중국
사드 문제로 장벽 높아져
정부의 외교적 노력 절실
수출 소비재 위주 전환을


올해는 우리나라가 중국과 수교를 맺은 지 25주년이 되는 해다. 1992년 수교 후 양국은 경제, 문화, 인적 교류에서 꾸준한 발전을 이뤄왔다. 특히 한·중 FTA 발효 3년 차를 맞으며 양국 경제 관계의 향방을 검토하고 그 어느 해보다 더 밀접한 관계 구축을 위한 과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중 수교가 체결된 해인 1992년 양국 교역액은 63억달러에 불과하던 것이 2015년 2천274억달러로 36배 증가하였고 교역 규모 면에서도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 제1의 교역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2016년 양국 교역액은 2천114억달러로 추정되고, 이는 전년 대비 7% 이상 감소한 성적이다. 그것도 우리나라가 중국과 FTA를 발효시킨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받아든 성적표이다. 2016년 FTA 발효에도 불구하고 양국 교역 규모의 감소는 중국의 내수시장 침체, 국제 유가 하락, 그리고 7월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본격화에 대한 중국 정부의 무역 제한 조치 등에 기인한다.

중국의 내수시장 침체는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7% 이하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중국 정부는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이후 의류, 신발, 화장품 등 소비재의 수입 관세를 평균 50% 이상 대폭 인하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기왕 소비재를 해외에서 구매할 것이면 역내에서 하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시책에 우리 기업들도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의 대(對)중국 수출 45% 정도가 중국 내 가공을 거쳐 세계시장으로 공급하는 원부자재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수출 구조를 중국 내 소비시장을 겨냥하는 소비재 위주로 전환함으로써 중국 내수시장 활성화 시책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 유가 하락은 우리 석유화학제품과 석유제품의 수출 가격을 30~60%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유가 하락은 지난해 11월 말 OPEC의 원유 감산 합의와 미국의 달러 약세로 당분간 안정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계기로 우리 기업들의 석유화학제품과 석유제품의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조치는 다양한 외교 채널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우리 기업이 생산한 전기차 배터리를 장착한 차종에 대해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 내 한류 스타들을 활용한 광고의 공영방송 송출 금지 조치 또한 사드 배치에 대한 조치로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게 만들고 있다. 사드 배치가 북한의 위협을 방어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안보 문제임을 적극적으로 관철시킬 필요가 있다. 혹은 북한의 위협이 해소되도록 중국 정부가 노력을 기울인다면 굳이 사드 배치에 대한 미국과 중국 간 논쟁의 중간에 끼어있을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이 생산하는 제품을 아프리카나 남미의 일반 대중이 소비하지 못한다. 그들이 주로 소비하는 제품을 중국이 생산한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은 원유를 제외하면 아프리카나 남미의 국가로부터 수입할 것도 많지 않다. 중국이 그들의 대표적인 무역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중국을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하는 생산 기지로 여겨왔다. 이제는 구매력이 커지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소비재 위주의 수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소비재에 적용한 수입 관세를 대폭 인하하는 중국 정부의 시책에 적극 대응하는 적절한 전략일 수 있다. 올해는 한·중 FTA 발효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정연호 계명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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