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학의 문화읽기] 2017, 2유2미 (二由(裕)二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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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3   |  발행일 2017-01-13 제22면   |  수정 2017-01-13
20170113

내가 꿈꾸는 삶의 핵심은
자유와 여유, 재미와 의미
목표 없는 사람도 있을까
삶을 따뜻하게 할 수 있는
그런 말 하나 가슴에 품자


세상을 살면서 원하는 것을 다 얻고 살아갈 수는 없다. 새해가 되면 참 많은 꿈을 꾸게 되지만, 그 꿈은 현실이 냉엄하다는 사실을 전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현실을 무시하고 꿈만 꾸면 그것은 그야말로 헛된 꿈에 지나지 않는 것이며, 스스로의 앞에 놓인 현실을 가감 없이 바탕에 깔고 있어야 이룰 수 있는 꿈이 된다. 그 꿈을 향한 로드맵이 분명할수록 원하는 그 무엇 하나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어떤 삶이 훌륭한 삶이라고 단정할 수 있으랴만, 필자는 최근 ‘2유2미’가 있는 삶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2유’는 ‘자유’와 ‘여유’, ‘2미’ 는 ‘재미(흥미)’와 ‘의미’다. 몸이 자유롭고 정신이 여유로우면 무엇을 더 바랄 것이며, 사는 일이 혹은 하는 일이 재미있고 거기다 의미까지 보태지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 삶을 꿈꾸는 것만 해도 자유롭고 여유로우며 재미 있고 의미 있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상은 이 ‘2유2미’를 위협하기만 한다. ‘자유’라는 말을 생각해봐도 그렇다. 사회가 복잡해지니까 참으로 많은 법이 만들어지고 있다. 국회에서 법이 하나 만들어지면 그만큼의 자유를 빼앗기게 된다. 그런데 왜 자꾸 법을 만드는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다. 누구만을 위한 세상을 만들지 않고 모두를 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다. 법 제정을 촛불로 태울 수 없는 이유다.

그 누가 여유롭기를 바라지 않겠는가. 팍팍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 아닌 우리를 생각하며 살기를 원치 않겠는가. 그러나 냉정히 돌아보자. 기계 문명의 발달로 사람살이가 아주 편리해졌지만 정작 여유는 사라지고 있다. 조급증 때문이다. 조금 천천히 가도 가야할 곳은 다 가게 되어 있다. 그런데 너무 서두르기만 하는 것이다. 무엇이든 조금씩 천천히 하고, 천천히 가자. 천천히 하고, 천천히 가는 그만큼의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재미’ 참 좋은 말이다.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보다 행복한 일은 없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기도 하지만 재미있게 살기 위해서 재미를 공부해야 한다. 스스로가 진정으로 재미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찾아내야 한다. 의외로 내가 재미있어 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모르고 사는 사람이 적지 않다. 재미를 찾아라. 무엇이 재미있는가, 그것을 새해의 화두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삶이 자유롭고 여유로우며 재미있어진다면 의미는 그 속에서 저절로 생긴다. 억지로 의미를 새겨 넣으려는 고생, 하지 않아도 된다. 의미는 그렇게 오는 것이다. 나만 위한 일을 하면 나에게 의미가 생길 것이고, 인류를 위한 일을 한다면 인류적 의미가 생길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 세상, 그 어떤 일이라도 의미 없는 일은 없다.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생각해서 드러내고 그것을 자존감으로 세워야 한다.

자유와 여유, 재미와 의미, 이 2유2미는 필자가 꿈꾸는 삶이다. 내가 그렇게 살고 싶다는 뜻이다. 목표 없는 삶이 어디 있을까마는 목표가 분명하지 않은 삶을 더러 만나기도 한다. 누구라도 잠시 그 목표를 망각하고 지낼 때도 있다. 그런 망각의 순간을 털어버리기 위해서 내 언어로 정의된 삶의 길 하나 가슴에 묻고 사는 것이 괜찮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유명인의 말을 통해서나 책을 통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자유롭고 여유 있게, 재미있고 의미 있게 해 줄 수 있는 말 하나를 찾아서 가슴에 품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늘 삶을 따뜻하게 가꿀 수 있는 그런 말, 그 말만 생각하면 정신을 차리게 되는 그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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