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대결] 얼라이드·어쌔신 크리드

  • 김명은
  • |
  • 입력 2017-01-13   |  발행일 2017-01-13 제42면   |  수정 2017-01-13

얼라이드
위험하고도 간절한…두 主演의 스캔들 날 만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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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전쟁의 교차로에 있던 프랑스령 모로코의 카사블랑카. 영국 정보국 장교 맥스 바탄(브래드 피트)과 프랑스 비밀요원 마리안 부세주르(마리옹 코티아르)는 독일 대사를 암살해야 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파트너가 돼 부부로 위장한다. 작전을 수행하던 맥스는 신비롭고 매혹적인 마리안에게 반하게 되고, 두 사람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맥스는 임무를 완료한 후 마리안에게 청혼하고 런던으로 돌아와 결혼해 딸까지 낳았다.

하지만 행복한 일상도 잠시, 어느날 맥스는 상부로부터 아내 마리안이 스파이라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법에 따라 72시간 내에 아내의 무고함을 밝히지 못하면 자신의 손으로 아내를 죽여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맥스는 아내가 스파이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애쓰지만 사랑하는 아내의 모든 것을 의심해야만 하는 복잡한 심리 상태를 경험하게 되고, 아내인 마리안은 남편인 맥스가 어느 날부터 자신이 숨겨온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걸 직감하게 된다.


2차대전 당시 실화 바탕한 英 장교-女 스파이 사랑
브래드 피트-마리옹 코티아르 환상적인 케미 화제
‘포레스트 검프’‘백 투더 퓨처’ 로버트 저메키스 作



‘얼라이드’는 심장을 뛰게 하는 로맨스와 심장을 멎게 하는 서스펜스가 어우러진 영화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극한의 시대적 배경 속에 위험하고도 간절한 두 스파이의 사랑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냈다. 첩보물의 외피를 벗겨내면 한 편의 훈훈한 가족극이라는 인상을 남긴다. 아내를 사랑하지만 의심의 여지를 거둘 수 없어 괴로워하는 맥스의 모습과, 시간이 지날수록 그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아내 마리안의 의미심장한 대사와 상황으로 극의 긴장감은 높아진다.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화려했던 도시 카사블랑카와 대공습으로 폐허가 된 런던, 독일이 점령한 프랑스를 오가며 당시 시대 상황을 꼼꼼히 비춘다.

주연배우인 브래드 피트와 마리옹 코티아르의 호흡은 가히 환상적이다. 두 사람은 로맨스 영화에 최적화된 최고의 비주얼과 강렬한 케미스트리를 선사한다. 피트는 아내에 대한 사랑과 전쟁에 가담한 조국에 대한 의무감 사이에서 고뇌하는 남자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신비로움이 묻어나는 우아한 외모의 프랑스 출신 여배우 마리옹 코티아르는 진실을 가슴에 묻어야만 하는 비극적인 운명과 사랑을 연기했다.

영화는 촬영 도중 터져 나온 남녀 주연배우의 불륜설로 인해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다. 지난해 안젤리나 졸리가 남편 피트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지고 피트와 코티아르가 바람을 피우다 발각됐다는 보도까지 나와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영화 속 러브 스토리가 실제 제2차 세계대전에서 빈번했던 일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캐나다인 스파이와 프랑스 레지스탕스였던 여교사가 임무 중에 만나 결혼을 결심하지만 정보기관의 반대에 부딪혀야 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각본가 스티븐 나이트가 가족이 실제 겪은 사연에서 영감을 얻어 이야기를 완성했다. 당시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 속에서 함께 일하거나 특히 부부로 위장한 남녀 스파이 사이에서 로맨스가 발생하는 일이 많았으며, 그들 사이에는 배우자가 적에게 은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 발각될 경우 그 즉시 자신의 배우자를 직접 처형해야 하는 ‘배우자 배신의 법칙’이라는 게 있어 이를 어길 경우 중대한 반역죄에 처해졌다고 한다.

‘포레스트 검프’ ‘백 투 더 퓨처’ ‘캐스트 어웨이’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내가 정말로 당신을 잘 아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장르:스릴러·로맨스, 등급: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123분)


어쌔신 크리드
“DNA 속 조상의 기억을 쫓다”…스크린으로 옮긴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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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믿음도 신념도 없이 암흑의 삶을 살아온 칼럼 린치(마이클 패스벤더). 그는 자신의 폭력성을 제어하지 못하고 살인을 저지른 사형수다. 형이 집행되는 도중 앱스테르고 인더스트리 소속 천재 과학자 소피아 라이킨(마리옹 코티아르)에 의해 구출되고, 자신의 유전자에 과거의 비밀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칼럼은 500년 전 인간의 자유 의지를 없애고 통제와 질서를 통해 평화로운 세상을 구축하려는 템플 기사단에 맞서, 저항하고 반대하고 생각할 권리인 인간의 자유 의지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암살단의 일원인 아귈라(마이클 패스벤더)의 후예다. 칼럼은 유전자 속에 숨어 있는 기억을 찾아주는 최첨단 기계인 애니머스를 통해 15세기에 살았던 조상 아귈라의 모험을 직접 체험한다.

소피아는 인간의 유전자에서 폭력성을 제거해 오로지 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순수한 의도에서 칼럼과 500년 전 조상 아귈라를 연결시켜주는 일을 하게 된다. 하지만 배후에 거대한 음모가 숨겨져 있다. 소피아의 아버지 앨런 라이킨(제레미 아이언스)이 CEO를 맡고 있는 앱스테르고 인더스트리는 표면적으로는 폭력의 근원을 찾기 위해 설립됐지만 실제로는 유전자 메모리 기술을 이용해 암묵적인 목적을 이루고자 한다. 소피아는 결국 아버지가 계략을 숨기고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을 알고 좌절한다.


마리옹 코티아르·제레미 아이언스 등 호화 캐스팅
마이클 패스벤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1인 2역
37m 수직낙하 등 CG 배제한 리얼 액션신 압권



‘어쌔신 크리드’는 동명의 인기 게임을 각색해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영화는 모든 인간의 삶이 가상현실이며 실제로는 인공지능 컴퓨터에 의해 인간이 배양되고 있다는 설정으로, 개봉 당시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일으켰던 ‘매트릭스’와 타인의 꿈에 접속해 생각을 빼내거나 인위적으로 심을 수 있다는 파격적인 설정의 ‘인셉션’처럼 가상과 현실을 오가며 상식의 틀을 깨는 독창적인 세계관을 선보인다.

이야기의 주요 뼈대는 인간의 자유 의지를 수호하려는 암살단과 반대로 인간을 하나의 사고로 통제하고 획일화하려는 템플 기사단 간의 대립이다. 철학적 주제의식을 담고 있지만 내러티브가 풍성하진 않다. 반면 액션 연기는 압권이다. 스페인의 좁은 골목과 평균 4층 높이의 건물 사이를 자유롭게 뛰어넘는 장면을 익스트림 스포츠인 파쿠르 방식으로 재현했으며, 고층 건물 꼭대기에서 아래로 수직 낙하하는 고난도 기술도 선보인다. 스턴트맨이 직접 7~8층에 해당하는 37m 높이에서 낙하를 시도하는 등 컴퓨터그래픽(CG)을 거치지 않은 액션 장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 ‘엑스맨’ 시리즈, ‘노예 12년’ ‘스티브 잡스’에 출연해 국내에서도 얼굴이 알려진 마이클 패스벤더가 암살자 아귈라와 사형수 칼럼 린치로 1인 2역을 펼친다. 칼럼의 과거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폭력을 없애고자 하는 인물인 소피아 라이킨 역은 프랑스 출신 여배우 마리옹 코티아르가 맡았다. 코티아르는 공교롭게도 자신이 주연한 또 다른 영화 ‘얼라이드’가 ‘어쌔신 크리드’와 같은 날(11일) 국내 개봉해 맞대결을 펼치는 상황을 지켜보게 됐다. 오는 19일에는 지난해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단지 세상의 끝’이 개봉할 예정이어서 1월에만 그의 영화 3편이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연출을 맡은 저스틴 커젤 감독과 패스벤더, 코티아르는 전작인 ‘맥베스’에 이어 두 번째로 함께 호흡을 맞췄다. 명배우 제레미 아이언스가 이들과 함께 했다. (장르:액션·어드밴처·판타지·SF, 등급: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115분)

김명은기자 dra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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