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소녀상 반드시 동성로에 세워야”…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호소

  • 김형엽,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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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4 07:34  |  수정 2017-01-14 07:34  |  발행일 2017-01-14 제8면
“청소년 한번이라도 더 보고 가슴아픈 역사 깊이 새기길”
“대구 소녀상 반드시 동성로에 세워야”…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호소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13일 “‘평화의 소녀상’이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 반드시 건립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어떠한 일이 있어도 대구백화점 앞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울 것입니다.”

13일 오후 5시 10분쯤 대구 중구청 3층 소회의실 밖으로 나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89)가 모여있던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날 이 할머니와 대구소녀상건립범시민추진위원회는 소녀상 건립 장소를 결정하기 위해 중구청을 상대로 마지막 면담을 했으나 끝내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평화의 소녀상 설치 장소를 놓고 논란이 일자, 추진위와 중구청 간의 협상에 이 할머니가 직접 나서게 됐다. 대구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3.2℃까지 떨어진 이날 할머니는 추진위 관계자들의 부축을 받으며 불편한 몸을 이끌고 중구청을 찾았다.

중구청과의 합의는 결렬됐지만, 이 할머니는 단호했다. 대구 도심지에서도 가장 번화가로 손꼽히는 대구백화점 앞길에 소녀상을 세워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것. 이 할머니는 “소녀상은 단순히 하나의 조형물이 아니다. 과거 위안부로 끌려가 피해를 입은 모든 소녀들의 아픔이 담겨있는 것”이라며 “하나의 소녀상이 우리가 역사를 기억하고 바로잡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이유에 대해 동성로가 청소년들이 많이 오가는 장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청소년들이 동성로를 지나다니며 한 번이라도 더 소녀상을 바라보고, 역사를 깊이 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할머니는 “일본은 아직도 제대로 된 사죄를 하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굴욕적인 ‘12·28 합의’를 성과라면서 우리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면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환영한다고 했다가 말을 바꿨다. 이런 사람들이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잘못을 저지를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구 시민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대구 시민들께서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지고 계시다면 대구백화점 앞에 소녀상을 세우는 걸 지지해줬으면 한다. 소녀상을 통해 수많은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길 바란다.” 김형엽기자 khy04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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