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관광, 왜 중구인가

  • 백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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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6   |  발행일 2017-01-16 제31면   |  수정 2017-01-16

대구 중구청이 연초부터 희소식을 전해왔다. ‘근대골목’과 ‘김광석 길·방천시장’ 두 명소가 ‘2017~2018년 한국관광100선’에 선정됐다고 한다. 대구에서는 유일하다. 2013년부터 시작된 ‘한국관광 100선’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년마다 선정하고 있다. 국내 대표 관광지로 등재되는 최고 권위의 타이틀이다. 심사도 엄격하다. 빅데이터 분석과 온라인 설문조사, 전문가 현장평가 등을 바탕으로 정해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외부의 ‘입김’이 전혀 들어갈 수가 없다. 말 그대로 공정성과 신뢰도가 높아, 믿고 찾아가볼 만한 관광지를 뽑는 셈이다.

중구의 두 명소가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근대골목은 3회 연속, 김광석 길과 방천시장은 2회 연속이다. 한국관광 100선의 전신 격인 ‘2012년 대한민국 대표 관광명소 100곳’에 선정된 것까지 합하면 근대골목은 실질적으로 4회 연속 뽑혔다. ‘4연패 타이틀’은 전국에서도 드물다. 그만큼 중구의 관광자원은 중구뿐만 아니라 대구의 자랑이자 힘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브랜드로도 손색이 없다.

대구 중구는 관광 분야에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도심관광 불모지였던 대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관광산업의 화두인 스토리텔링의 전형을 보여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때문에 굳이 ‘한국 관광의 별’ ‘한국관광 100선’ 등 다양한 수상 이력을 내놓지 않아도, 중구의 성과는 칭찬할 만하다. 워낙 많은 수상을 했기 때문에 ‘상을 받았다’는 소식도 이제는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인다.

중구의 근대골목과 김광석 길이 성공하면서 대구의 기초지자체마다 유사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중구만큼 뚜렷한 실적을 내는 곳은 거의 없다. 이유는 단순하다.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코드가 없고,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려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문화관광콘텐츠는 골목 구석구석, 거리 이곳저곳에 스며있는 어제의 기억을 되살리고 재창조해야 빛을 발할 수 있다. 사람살이의 정서와 온기, 그리고 치열한 삶의 흔적과 서사들을 이 시대에 맞게 재구성해 소환해야 한다. 이러한 것이 기초가 되어야 상품가치를 지닐 수 있다. 대구시뿐만 아니라 기초지자체들이 반드시 상기해야 할 대목이다.

백승운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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