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청년창업이 일자리 해법] <상> 취미에서 찾은 아이템…세계 영화시장에서 날다

  •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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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7   |  발행일 2017-01-17 제16면   |  수정 201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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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캐리비안의 해적5-죽은 자는 말이 없다’ 촬영팀이 호주의 한 해변에서 대구의 벤처기업인 ‘그리폰 다이나믹스’의 드론으로 촬영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폰 다이나믹스 제공>

대구시는 2016년을 지역 인재들이 지역에 머물게 하는 ‘청년도시 대구 건설’의 원년으로 삼았다. 지역 청년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취업난을 해소하는 대안으론 창업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고 있다.

청년실업률 전국 최고를 기록한 대구가 창업에 대한 보수적 시각을 깬다면, 지역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창업이 가능하다. 또 이를 통해 얼마든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기업이 적지 않다.

드론업체 ‘그리폰 다이나믹스’와 게임 콘텐츠 업체 ‘엔젤게임즈’다.

이들은 레드오션보다는 블루오션을 선택했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취미에서 참신한 사업 아이템을 찾았다. 사업성만 쫓아 생소한 분야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평소 재미있어 하는 분야에서 시장의 흐름, 트렌드 등을 자연스럽게 습득한 후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대구 벤처‘그리폰 다이나믹스’
산업·촬영용 드론 해외 각광
모바일 개척 ‘엔젤게임즈’등
게임창업 서울보다 장점 많아

지역벤처 수 1천521곳에 불과
아이디어 지원, 경쟁력 강화를



그리폰 다이나믹스는 산업용 드론, 촬영용 드론 등으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양희철 대표(47)는 1999년부터 취미로 무선조종 헬리콥터를 시작했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직접 RC헬리콥터, 비행기 등의 부품 및 액세서리를 제작·판매하는 소호창업(Small Office Home Office)에 나선 것이 그리폰 다이나믹스의 시작이었다. 이후 비행체에 대한 관심을 살려 당시 일반인에게 생소한 분야였던 드론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간 것이다.

양 대표는 “처음부터 드론을 만든다는 것은 신생업체엔 불가능한 일이다. 일단은 그 속에 들어가는 부품부터 만들고 재료를 파악하는 일부터 했다. 즉,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엔젤게임즈는 2013년 설립된 게임전문개발사다. 회사 설립 당시 PC온라인 게임업체의 각축장이었던 PC게임 분야가 아닌 모바일 게임 시장을 선택했다. 엔젤게임즈는 지난해 개발한 모바일 게임으로 일본과 대만의 게임배급사와 계약을 체결해 업계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오는 19일 모바일 게임에 보드게임을 접목한 ‘로드오브다이스’를 선보인다. 현재 ‘세상에 없던 RPG게임’이란 슬로건을 달고 카카오톡을 통해 사전예약 중이다.

엔젤게임즈의 박지훈 대표(35) 역시 게임을 취미로 시작해 프로게이머로까지 활동했다. 지역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서울의 게임 회사에 입사해 개발자의 시각을 키웠다. 박 대표는 “나와 성향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성공 창업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그는 게임 관련 창업을 하는 데 대구가 장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창업을 시작할 때 자본금이 부족할 경우, 수도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지원사업에서 뽑힐 확률이 크다는 것. 또 KOG, 라온 등과 같은 유명 PC게임 업체가 대구에서 성장해 왔기 때문에 지자체가 게임업체들이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때까지 버티는 게 어렵지만 잘만 버티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자신들의 취미생활에서 착안해 창업으로 이어진 성공 사례가 적지 않지만, 전국적으로 보면 대구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2016년 11월 기준 전국의 벤처기업 수는 3만3천137곳으로, 이 중 대구는 1천521곳에 그친다. 부산(2천182곳), 경남(1천783곳)보다 적은 상황이다.

강신규 미래창업경영원 대표는 “인재들이 지역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공무원이 안정적일지라도 실질적인 경제 발전으로 사회에 혜택을 줄 수 있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장우 경북대 교수(경영학과)는 “국가가 아닌 개인이 경제발전을 주도해 나가야 할 현 시점에서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발전시킨다면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산업 생태계가 다양화되고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청년창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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