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당뇨로 음기 부족땐 육미지황탕에 구기자 감국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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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7 08:12  |  수정 2017-01-17 08:12  |  발행일 2017-01-17 제23면
동국대 한의대의 한의학 상식
심한 당뇨로 음기 부족땐 육미지황탕에 구기자 감국 처방

증상에 따라 상소·중소·하소로 분류
간의 氣 문제인 경우는 소요산 처방
기운·진액 없으면 생맥산에 증액탕
혈당조절 안되면 전문의와 상담해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우리나라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당뇨병은 20.7%로 6위이다. 2016년 발표된 대한당뇨병학회의 역학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30세 이상 인구에서 유병률이 13.7%이며, 65세 이상 인구에서는 30% 넘고, 유병률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

역사적으로 한국, 중국 등 동양에서는 당뇨병에 대한 인식을 언제부터 하고 있었을까.

적어도 AD 8세기 이전에 당뇨병과 유사한 개념으로 소갈(消渴)병에 대해 인식했고, 분류도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때의 소갈병은 초기에는 갈증을 의미했으나 고서인 ‘금궤요략’에서는 벌써 갈증과 소갈을 분리해서 기술했다. 이후 ‘제병원후론’ ‘천금요방’ ‘외대비요’ 등에서 소갈병은 갈증과 소변이상을 의미했다. 소갈병의 합병증에 대한 기술이 있는 것으로 봐 지금의 당뇨병에 대한 인식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의방유취’에서는 이 소갈병을 세 가지로 분류하는 삼소(三消)이론이 형성됐고, 지금까지 임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즉, 당뇨병의 초기단계에 해당하는 갈증이 나면서 물을 많이 먹는 단계인 상소(上消), 음식을 많이 먹으나 몸은 수척하게 마르는 중소(中消) 혹은 소중(消中)이 있다. 소변이상과 신허(腎虛)로 인한 증상들이 나타나는 하소(下消) 혹은 소신(消腎)으로 분류해서 치료하는 방법으로 발전했다.

금원시대를 거쳐 ‘의학입문’에서는 삼소이론의 완성과 수반증상과 치료처방으로 정리하였다. 특히 ‘동의보감’에서는 치료가 잘 안된다는 점과 합병증과 잘 낫지 않는 상황 등을 조목조목 기술하고 있다. 지금 한의학에서는 동의보감과 후대 중의학의 영향 및 새로운 연구를 통해서 혈당을 낮추는 처방이나 약재로 밝혀진 것들을 복합 처방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예를 들면 청열(淸熱·몸 안의 열기를 내려가게 해주는 방법)에는 황련, 천화분, 지모, 황백, 갈근, 산수유, 지골피, 노근 등을 사용한다. 자음(滋陰·진액을 만들어주거나 보충해주는 방법)의 경우 지황, 천문동, 옥죽, 맥문동, 구기자, 여정자, 오미자, 석곡, 모려 등을 사용하게 된다. 또 익기(益氣·부족한 기운을 돋워주는 방법)에는 황기, 인삼, 황정, 창출, 산약, 의이인 등을 사용한다.

활혈화어(活血化瘀·피를 맑게 하여 어혈을 없애주고 순환을 도와주는 방법)에는 단삼, 삼칠근, 귀전우, 작약, 수질, 천궁, 당귀, 도인 등을 처방한다. 그 밖에 온양(溫陽·몸을 덥게 만들어 주는 방법)에는 토사자, 음양곽, 동충하초, 파극천, 육종용, 대산, 보골지, 부자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수(利水·소변을 잘 보게 하는 등 수분대사 작용을 도와 부종 등을 제거하는 방법)의 경우 복령, 택사 등을 처방한다.

그렇다면 한의사는 실제 어떻게 처방할까.

실제 처방을 할 때는 변증(辨證)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치법과 처방을 구성하게 된다. 간(肝)의 기(氣) 문제인 경우에는 소요산을, 비(脾)와 위(胃)의 기(氣)에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후박삼물탕을 기본 처방으로 가미한다.

체내 열(熱)이 있을 때 간(肝)과 위(胃)에 있는 경우에는 대시호탕을, 폐(肺)와 위(胃)에 있을 경우에는 백호탕을, 대장(大腸)에 습열(濕熱)이 있는 경우에는 대황황련사심탕을 처방한다.

담낭(膽囊)에 열이 있을 때는 갈근황금황련탕을, 그리고 열독(熱毒)이 내부에 있을 때는 소함흉탕이나 삼황탕에 소독음을 합방한다.

몸이 허약해졌을 때 처방은 열로 인해 진액이 없어진 경우에는 백호가인삼탕을 기본으로 하며, 진액이 부족해져 열이 더 나면 육미지황탕에 지모와 황백을 가하고, 기운과 진액이 다 부족해진 경우라면 생맥산에 증액탕을 합방하며, 비장이 허약해져 소화기능이 저하되면 반하사심탕을 기본으로 가미한다.

당뇨나 소갈이 더 심해져 간장과 신장의 음기가 다 부족해지면 육미지황탕에 구기자 감국을 가미하고, 신장의 음기와 양기가 다 부족해진 경우에는 금궤신기환, 즉 팔미지황탕에 우슬 차전자를 가하며, 비장과 신장이 허약해져 몸의 양기가 부족한 경우에는 부자이중탕을 기본으로 가미한다.

물론 대개의 한의사들은 자신이 연구하고 경험한 좀 더 최적화된 처방을 구성해서 사용한다. 실제 임상적 효과의 차이가 그 디테일에 있을 수도 있다.

만일 당뇨병이 있거나 의심되고,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다면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주위의 한의사를 찾아 상담해 보기를 권한다. 한의사와 심층 상담하여 자신에게 최적인 방법을 찾아 나아지기를 바란다.

▨도움말=동국대학교 한창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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