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AI 재확산 가능성…‘청정 경북’ 끝까지 사수하길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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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7   |  발행일 2017-01-17 제31면   |  수정 2017-01-17

사상 최악의 피해를 안기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다소 진정국면에 들어섰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3·15일에 이어 16일에도 AI 의심신고와 확진농가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이는 지난해 11월17일 첫 확진 판정이 나온 뒤 세 번째여서 AI 확산세가 누그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철새 이동이란 변수가 남아 있어 안심하기엔 이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서식하던 가창오리 35만마리가 금강호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돼 방역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특히 오리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늦게 나타나고 배설물을 통해 바이러스를 대량 배출하는 등 ‘AI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인근 지역 농가를 중심으로 AI가 재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I 재확산 우려가 높아지면서 내륙에서 유일하게 청정지역으로 남아 있는 경북의 성공적인 방역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경북의 경우 지금까지 야생조류에선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가 있긴 하지만, 가금류 농장에서는 한 번도 검출되지 않았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지형적인 요소를 들 수 있다. 경북은 호남 등 타 지역에 비해 산맥이 많은 반면 철새가 월동하기 좋은 하천은 적은 편이다. 이 덕분에 AI 주범으로 꼽히는 철새로 인한 감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데, 실제로 2008년에 경북에서 발생했던 AI 역시 철새가 원인이 아니라 타 지역에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북도의 선제적 대응도 전국의 모범사례가 될 만큼 빠르고 철저한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AI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12월 초에 위험지역의 가금산물 반입을 금지하는 초강경 처방을 내린 게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당시 일부 가금농가에선 “지나친 통제”라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으나, 지금은 확실한 방역조치에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예방적 살처분과 차단 방역을 위해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고, 특히 정부 기준보다 엄격하게 산란계 농장을 관리하고 있는 점도 높이 살 만하다. 또한 일선 방역 현장에서 근무하는 담당 공무원들의 철두철미한 업무 수행과 농가의 적극적인 협조도 AI 청정지역 유지의 원동력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AI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지 긴장의 끈을 늦춰선 안된다. 민관이 손을 잡고 물샐틈없는 방역망을 유지해 ‘청정 경북’을 끝까지 사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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