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개관 10주년을 맞은 수성아트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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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9   |  발행일 2017-01-19 제30면   |  수정 2017-01-19
20170119
김형국 수성아트피아 관장

‘명품 공연장’ 표방 10년
작품 제작 능력을 기르고
지역 예술계와 함께하며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수성아트피아 돼야 한다


2007년 당시로서는 다소 도전적 명칭인 ‘명품 공연장’을 표방하며 지역 예술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수성아트피아는 오는 5월이면 개관한 지 10년이 된다. 스스로 명품이라 칭하는 자신감은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었다. 명품이라 칭하기에 부끄럽지 않은 완성도 높은 공연들이 연일 무대에 올라갔고, 특히 당시로서는 운영시스템 자체가 명품이라 칭하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었다. 이러한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최상의 음향과 무대가 갖춰진 수성아트피아는 그야말로 예술가들에게 유토피아적 무대였다. 누구나 서고 싶어하는 무대와 전시공간이 지역에 생겨 대구 예술의 폭과 깊이가 한층 넓고 깊어지게 된 것이다.

그동안 수성아트피아는 대구의 중심 공연장으로서의 역할을 잘 해냈다고 본다. 그러나 2003년 개관한 대구오페라하우스를 기점으로 대구도 전문 공연장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특히 2013년 겨울의 문턱에 재개관한 대구콘서트하우스(옛 대구시민회관)는 이러한 공연장의 전문화를 가속시켰고 그 당위성과 효용성을 증명해 오고 있다.

예술가들은 그 무엇보다도 자신의 예술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영혼을 불사르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헌신을 바탕으로 대구는 유네스코 음악도시 지정을 목전에 두고 있고 동아시아 문화도시 프로젝트도 대구에서 펼쳐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이러한 예술계의 노력과 대구 전체 공연장의 구도를 고려한 수성아트피아의 역할에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성아트피아는 복합 공연장으로서의 역할과 전문공연장의 기능을 둘 다 해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상반되는 이 두 가지 요구를 지혜롭게 풀어 나가야 한다.

우선은 수성아트피아만의 색깔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수성아트피아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 수성아트피아가 추구하는 정신이 반영된 공연, 이를테면 작년 관객의 극찬을 받은 필립 드쿠플레의 ‘콘택트’, 김영란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거의 매진된 제야 음악회와 2017 아트서커스 ‘라 베리타’가 그러하다.

작품성, 지역성, 확장성, 보편성을 담보한 콘텐츠의 제작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이는 공공극장으로서 예술계에 방향성을 제시하고, 작품 제작 능력이라는 가장 중요한 기초 체력을 기르는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역 예술계와 함께하는 정책들이 중요하다.

수성아트피아는 지역 예술인의 희망이 될 수 있는 공연장이 되기 위해 실질적이고도 다양한 정책을 만들어 나가려 한다. 공공극장은 지역 기초예술육성과 진흥이라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 지역 예술인의 성장으로 인해 풍성해지는 예술계, 그로 인한 공연장 활성화,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있어서 수성아트피아는 그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축은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수성아트피아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나 구립 공연장이기 때문에 더욱더 그러해야 한다. 기존의 ‘야한 수성’ 외 공연 차량을 이용한 찾아가는 음악회, 지역 내 문화 거점들과의 연계사업, 지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예술교육사업을 더 강화하고자 한다.

2017 전시기획의 방점은 ‘발굴’에 두고 싶다. 작고 및 원로, 그리고 중견과 신진 등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또는 지나쳐 버린, 어쩌면 외면해버린 작가들을 찾아서 모시는 작업에 천착해야 한다.

수성아트피아는 지난 10년간 대구의 예술을 풍요롭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제 새로운 10년을 맞이하는 즈음에 앞으로의 예술과 시대가 요구하는 바를 수용하고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정체되어 있지 않고 살아있는 공연장, 따뜻하고 은은한 품격이 배어나오는 진정한 ‘명품 공연장’이 되는 데 일익을 감당하고 싶다.

2017 상주예술가 제도 시행, 상금과 전시지원이 주어지는 신진작가 대상의 미술상 제정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지나간 10년을 발판 삼아 다가오는 새로운 미래에는 여러분을 위한, 여러분의 따뜻한 문화공동체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수성아트피아에 큰 사랑과 지지를 감히 부탁드린다.김형국 수성아트피아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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