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행복을 치열하게 만들어가는 ‘투데이族’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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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20   |  발행일 2017-01-20 제34면   |  수정 2017-01-20
◆ 욜로 라이프가 낳은 또다른 신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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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7’에 소개된 욜로 라이프. 불안한 미래에 투자하기보다 현재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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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족을 위한 책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 즐거운 삶이 되기 위한 시작이다.

덜 벌고 덜 쓰고 덜 일해도 행복하다는
최소한의 삶 사는 日 사토리세대와 달리
막연한 미래 위해 현재를 희생하진 않아

더 단순·명쾌한‘가치’를 좇는 소비행태
물질만능 벗어나 인간관계서 즐거움을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 “믿을 건 나밖에 없는 세상. 국가도 사회도 가족도 나를 보호해줄 수 없고, 어떻게든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각자도생의 절박한 심정이 욜로 라이프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저성장·저물가·저금리 시대에 불안한 미래에 투자하기보다 현재에 집중하게 되는 건 필연적인 결과"라면서 “일본의 사토리(달관) 세대는 덜 벌고 덜 쓰고 덜 일해도 행복하다며 최소한의 삶에 안주하지만, 욜로족의 경우 현재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무모하더라도 도전하고 실천하는 이들"이라고 정의했다.

참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고 살던 소비자들이 순간순간을 즐기고 도전하기 위해 더 단순하고 명쾌한 가치를 좇는 소비에 나선 것.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시대의 필연적인 결과이기도 하다.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이들이 이른바 ‘픽미세대(pick-me generation)’로 불리는 20대다. 픽미 세대란 치열한 경쟁 속에 ‘나를 선택해 달라’는 간절함을 가슴에 품고 사는 20대 디지털 세대다.

트렌드 전문가인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은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않는 이들을 가리켜 ‘투데이족’이라고 칭했다. ‘투데이족’은 하루하루에 충실하다. 최선을 다해 하루를 살며 그날 누릴 행복을 그날 채운다. 막연히 미래에 행복이 올 거라는 생각 대신, 구체적인 행복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다.

김 소장은 “지금 우리가 욜로 라이프와 투데이족에 주목하는 건 물질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오늘의 행복이자 사람과의 관계에서의 즐거움을 찾자는 의미”라며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고, 덜 벌더라도 좀 더 잘 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고,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는 게 바로 욜로의 출발이며, 단 한 번뿐인 인생, 각자 자신만의 인생을 살 필요가 있다는 자각이 바로 욜로”라면서 “그동안 남들과 비슷하게 살아왔다면 이젠 각자의 관심사에 시간도 쏟고, 각자의 인생관을 지키며 살아가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지적처럼 욜로는 경제위기가 준 전화위복 같은 각성이다. 인생의 진짜 의미를 각자 고민할 시점이 우리 앞에 다가온 것이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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