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 쇼크’ 최소화 대구·경북 선제 대응해야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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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24   |  발행일 2017-01-24 제31면   |  수정 2017-01-2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식 취임하면서 한국 경제도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취임식에서 트럼프는 예상보다 강한 어조로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산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며 “모든 무역과 세금, 이민정책, 외교 문제에 대한 의사결정은 미국인 가정의 이익을 위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미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사드 배치를 문제 삼은 중국의 교묘한 무역 보복과 맞물리면서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현실화되면 대구·경북 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만만치 않다. 지역의 주력업종인 자동차부품·섬유·전자 등의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트럼프는 자유무역협정으로 해외로 빠져나간 일자리를 되찾겠다고 공언한 만큼 외국산 자동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지역 자동차부품의 수출 전망도 어둡다. 또 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이 본격화되면 섬유처럼 중국을 통한 우회수출이 많은 업종의 피해도 불을 보듯 뻔하다.

트럼프는 취임하자마자 6대 국정기조를 통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방침을 분명히 했다. 같은 연장선에서 트럼프가 ‘일자리 킬러’라고 비판했던 한·미 FTA도 재협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당장 트럼프정부가 올해 한·미 FTA를 폐기해 관세 수준이 FTA 이전으로 오를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은 2020년까지 4년 동안 130억1천만달러(약 15조3천억원) 줄어들고 고용은 12만7천명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대구·경북의 경우 연간 1조원가량의 수출 감소와 5천억원가량의 수입 감소가 예상된다.

세계경제 침체 속에 지난해 대구의 수출은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경북은 11.4%나 줄었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올해 대구의 경제성장률을 지난해보다 하락한 2.4%, 경북은 1% 안팎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발(發) 태풍이 닥치면 지역경제는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대응과 별도로 대구시와 경북도는 트럼프정부의 정책기조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고 선제적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서야 한다. 중국과 미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수출시장도 인도, 중미 등 신흥국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품질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해외진출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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