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부조도 이젠…' 5만원권에 밀린 1만원권

  • 입력 2017-01-24 11:07  |  수정 2017-01-24 11:07  |  발행일 2017-01-24 제1면
발행잔액 18년 만에 최소…1만원권 1년새 5.7%↓
5만원권은 화폐발행잔액의 78% 차지

우리나라 국민이 보통 지갑에 몇 장씩 넣고 다녔던 1만원권 지폐가 크게 줄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화폐발행잔액 97조3천822억원 가운데 1만원권 지폐는 16조2천446억원으로 1년 전보다 5.7%(9천851억원) 줄었다.


 화폐발행잔액은 한은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에서 환수한 돈을 제외하고 시중에 남은 금액을 말한다.


 지폐와 동전을 종류별로 구분하면 1년 전과 비교해 발행잔액이 줄어든 화폐는 1만원권뿐이다.


 1만원권의 화폐발행잔액은 연말 기준으로 1998년(13조8천625억원) 이후 18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1만원권은 2008년 말 시중에 26조6천999억원이나 유통돼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당시 전체 화폐발행잔액(30조7천582억원)의 86.8%를 차지했고 지폐 3장 중 2장은 1만원권일 정도로 많았다.


 슈퍼마켓이나 식당에서 결제할 때도, 설 등 명절에 조카에게 세뱃돈을 줄 때도 1만원권이 많이 쓰였다.
 그러나 1만원권 화폐발행 잔액은 이듬해인 2009년 말 23조2천591억원으로 즐었고 2010년 20조121억원, 2011년 18조2천472억원, 2012년 16조9천660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2013년에는 17조8천780억원으로 증가세로 바뀐 뒤 2014년 17조9천462억원으로 2년 연속 늘었지만 2015년 17조2천298억원으로 다시 줄었다.


 1만원권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2009년 6월 도입된 5만원권 등장의 영향이 크다.


 5만원권 발행잔액은 2009년 말 9조9천229억원에서 작년 말 75조7천751억원으로 불어났다.


 7년 6개월 만에 7.6배 수준으로 뛴 것이다. 작년 말 전체 화폐발행잔액에서 5만원권은 77.8%나 된다.
 5만원권이 대세로 자리를 잡으면서 1만원권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볼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5만원권 사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시중에 나간 1만원권이 한국은행으로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고액권인 5만원권 지폐를 쓰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요즘에는 부조금을 낼 때 5만원권을 많이 쓰고, 학생들에게 용돈으로 5만원권을 주는 경우가 많다.
 시장 상인들도 1만원권을 여러장 갖고 있는 것보다 5만원권을 쓰는 것이 편리하다.


 그러나 이런 수요 확대에도 시중에서 유통되지 않는 5만원권이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민간의 현금보유 성향이 확대됐고 재산축적 차원에서 집 등에 5만원권을 많이 보관하고 있다는 얘기다.
 작년 한 해 한은이 발행한 1만원권은 13조4천449억원이고 환수액은 14조4천300억원이다.


 환수액이 발행액을 넘어서면서 환수율은 107.3%로 집계됐다.


 화폐환수율은 일정 기간 중앙은행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량과 다시 들어온 화폐량을 비교한 비율을 말한다.
 반면 5만원권 환수율은 지난해 49.9%를 기록했다.


 2015년 환수율 40.1%보다 높아졌지만, 시중에 새로 공급된 화폐에 비해 환수액은 절반 수준이다.
 5만원과 1만원권 이외의 다른 지폐를 살펴보면 5천원권 발행 잔액이 1조3천461억원으로 1년 사이 3.0% 늘었고 1천원권은 1조5천288억원으로 2.8% 증가했다.


 동전(주화)의 발행잔액도 2조3천459억원으로 3.4% 늘었다.
 한은이 올해부터 '동전 없는 사회'를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동전 수요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500원짜리 동전이 1조1천979억원으로 4.6%나늘었고 100원짜리 동전과 50원 짜리 동전도 각각 2.3%, 0.8% 증가했다.


 2015년 초 담뱃값이 1갑당 4천500원으로 오르면서 편의점 등에서 거스름돈 용도로 500원 짜리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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