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패란(佩蘭)-밭일 하다 쓰러진 노모에 먹였더니 속병까지 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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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31 07:54  |  수정 2017-01-31 07:54  |  발행일 2017-01-31 제21면
[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패란(佩蘭)-밭일 하다 쓰러진 노모에 먹였더니 속병까지 나아

패란은 국화과의 다년생초본인 등골나물의 지상부를 건조한 것이다. 연못 가장자리에 많이 자라서 난택(蘭澤), 잎이 제비꼬리처럼 갈라져서 연미향(燕尾香)으로도 불린다. 여름과 가을에 채취하여 그대로 쓰거나, 그늘진 곳에서 말린 다음 약용한다. 휘발성 정유를 함유하며, 약성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평평하며 맛은 맵다.

옛날 산골마을 연못가에 패란이라는 처녀가 속병 있는 노모를 모시고 살았다. 용모가 빼어나 혼담이 오갔지만 효심 깊은 패란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루는 패란이 연못가에서 빨래를 하는데 독특한 풀냄새가 풍겨왔다. 주위를 살펴보니 잎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생긴 풀에서 나는 냄새였다. 패란은 그 풀을 가져다 절구에 찧어 기름에 섞어 머리에 발라보니 향기가 좋았다. 그때부터 그 풀을 물에 담가 목욕도 하고 상처난 데 바르기도 했다.

어느 더운 여름날 패란이 밭을 가는데 노모가 도우러 나왔다. 패란이 말렸지만 노모는 막무가내로 쟁기를 잡고 밭을 갈았다. 한낮 땡볕에서 팥죽 같은 땀을 흘리며 밭을 갈던 노모는 머리가 어지럽고 아프다며 쓰러졌다.

구역질을 하며 혼미해진 노모를 그늘로 옮겼지만 근처에 약방이 없어 난감했다. 패란은 문득 상처난 데 바르던 풀이 생각나 노모에게 먹여 보았다. 얼마 후 노모가 의식을 찾고 툴툴 털고 일어나 속까지 편해졌다고 했다. 패란은 몸에 바르던 그 풀이 먹어도 약이 되는 것을 알았다. 속병으로 고생하는 동네사람들에게 먹여보니 소화불량뿐 아니라 소갈증에도 효력이 있었다. 효험을 본 사람들은 그 풀을 패란이라 부르고 약초로 널리 사용했다.

패란은 습(濕)이 비위(脾胃)에 정체되어 일어나는 식욕부진, 구토, 복부창만(脹滿)에 유효하다. 유행성바이러스 억제작용이 보고되었으며, 타박상과 월경불순을 치료한다. <제생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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