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도주줄당기기도 준비했는데…” 아쉬운 청도

  •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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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06 07:22  |  수정 2017-02-06 07:22  |  발행일 2017-02-06 제2면
전국 최대 규모 달집태우기 행사
양계농가 보호 위해 사상 첫 취소
상인들 “해돋이 이어 또…” 울상
“올해는 도주줄당기기도 준비했는데…” 아쉬운 청도
오는 11일 청도에서 열릴 예정이던 정월대보름 행사가 전면 취소된 가운데, 달집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이 모아둔 솔가지와 지주목 등이 청도천 둔치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AI(조류인플루엔자) 때문에 달집태우기 행사가 취소됐다니 아쉽지만 어쩌겠습니까. 올해 청도 달집은 볼 수 없지만 대보름달을 보며 한 해의 액운을 물리치고 풍년농사를 기원해야지요.”

5일 청도천 둔치에서 만난 주민 민모씨(67·청도읍 원정리)는 청도군이 AI 여파로 정월대보름민속한마당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는 소식에 이같이 아쉬움을 나타냈다. 민씨 등 청도 주민들은 며칠 전부터 마을 야산에서 달집 제작에 쓸 솔가지를 모아 이곳 둔치로 운반해 놓았다. 청도달집짓기전승보존회는 주민들이 모은 솔가지 등으로 6일부터 본격적인 달집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갑작스러운 행사 취소 소식에 상인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행사장 주변에 천막 수십개를 설치하고 손님맞이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AI 여파로 올해 해돋이 행사도 취소됐는데 달집태우기행사마저 취소돼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라며 울상을 지었다.

행사준비 관계자 역시 허탈감과 아쉬움의 표정이 역력했다. 매년 정월대보름을 맞아 수만명이 참가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달집태우기 행사를 열어 온 데다가 특히 올해는 지난해 경북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도주줄당기기도 함께 열릴 예정이어서 아쉬움은 더했다.

청도 달집은 읍·면별로 주민이 모은 솔가지 250t과 수백개의 지주목 등으로 만들어 높이 20m, 폭 15m의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 때문에 매년 청도 정월대보름날 행사에는 수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들 정도다. 최영수 청도달집짓기전승보존회장(68)은 “민선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청도 달집태우기 행사가 취소된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며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달집태우기와 함께 열릴 예정이던 도주줄당기기 행사 역시 취소됐다. 주민들이 볏짚으로 줄당기기에 쓰일 가닥줄을 완성한 데 이어 줄지름 50㎝, 길이 80m의 거대한 원줄 제작을 코앞에 둔 상황이어서 주민들의 아쉬움은 더 컸다. 군 관계자는 “AI 유입방지 및 양계농가 보호를 위해 부득이 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읍·면 주민들이 정성들여 만든 가닥줄은 한데 모아 청도박물관과 청도읍성 등지에 나눠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청도 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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