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고 쿠폰 받고…와룡시장에선 ‘와룡몬고’

  • 김호순 시민
  • |
  • 입력 2017-02-08   |  발행일 2017-02-08 제13면   |  수정 2017-02-08
와룡시장 축제서 앱 선보여 눈길
잡은 포인트만큼 현금쿠폰 발행
레이저쇼·와룡스타 K 등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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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대구 달서구 와룡시장에서 주민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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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인 포켓몬고를 본떠 만들어진 와룡몬고 앱 캡처. 시장에서 와룡몬을 잡으면 점수만큼 쿠폰이 발행된다.

“엄마, 와룡몬고 잡으러 와룡시장 가요! 와룡몬고 앱 다운받고 와룡시장에 숨어있는 용을 잡아서 포인트를 모으면 온누리상품권도 준대요.”

전국적으로 한파가 몰아친 지난달 20일 대구시 달서구 와룡시장. 이곳에서는 오후 4시부터 한바탕 재미난 소동이 일어났다. 와룡시장 축제와 함께 ‘와룡몬고 어드벤처’가 열려서다. 엄마와 함께 시장에 나온 아이들과 젊은이는 시장 한편에 마련된 QR코드를 찍어 와룡몬고 앱을 다운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와룡시장 축제를 주관한 ‘디자인 선’ 이장우 대표는 “전국 최초로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 열풍을 일으킨 포켓몬고를 본떠 와룡몬고를 만들었다”며 “포켓몬고가 구글지도를 기반으로 프로그램의 트레이너와 현실의 사용자가 똑같이 움직이는 증강현실 게임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바로 이곳에서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와룡몬은 인근에 위치한 와룡산 전설의 주인공을 캐릭터화한 것이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태곳적 산 아래 옥연에 용들이 노닐고 있었다. 용이 막 승천하려던 찰나, 지나가던 아녀자가 이를 보고 놀라 “산이 움직인다”고 소리쳤다. 용은 그만 승천하지 못하고 떨어져 누워 와룡산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축제를 즐기러 시장을 찾은 이들은 금세 시장 구석구석에 숨은 와룡몬을 잡는 재미에 푹 빠져 들었다. 와룡몬을 다양한 이미지로 디자인해 점수를 차별화했다. 와룡몬을 따라가며 잡다보면 어느새 1천점이 모였고, 쿠폰이 발행됐다. 쿠폰은 시장 내 점포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와룡시장만의 정(情)과 흥(興)이 좋아 자주 온다는 이명주씨(48·남구 대명동)는 “게임에 접속해 에너지바를 두드리니 와룡몬이 어두운 골목길에 나타났다”며 “어른도 이렇게 신나는데 아이들은 얼마나 신날까”라고 감탄을 쏟아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와룡시장 축제에서는 레이저쇼·고객 체험행사·음악 공연·와룡스타 K 등이 이어졌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와룡스타 K의 대상은 ‘곰배령’을 노래한 이숙란씨(60·달서구 용산동)가 차지했다. 그는 “신당동에서 10년 정도 살다가 이사를 간 후에도 일주일에 두세번은 와룡시장에 장을 보러 온다. 상인들과 정도 들고 맛 좋은 음식도 많은 데다 가격도 저렴하다”며 “대상의 기쁨을 남편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윤선주 와룡시장 상인회장은 “늘 따뜻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찾아 주는 지역 주민들에게 고객나눔행사로 보답하고 있다”며 “뜨리마까시(감사합니다). 슬라맛 브르뜨무라기(또 오세요)”라고 인도네시아어로 고마움을 전했다.

글·사진=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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