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이 세운 고조선서 47인의 단군이 나온 것을 알고 있나요?”

  • 채임이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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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08   |  발행일 2017-02-08 제13면   |  수정 2017-02-08
역사 스터디 이끄는 전혜영씨
“시험위주 암기과목 인식 경향
잘못알고 배운 역사 고민 필요”
“단군이 세운 고조선서 47인의 단군이 나온 것을 알고 있나요?”
전혜영씨 등 역사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대구 달서구 용산동에 위치한 생활협동조합에서 모여 역사 스터디를 하고 있다.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같이 한 달에 한 번 역사책을 읽으며 공부를 하고 있는 전혜영씨(여·51·대구 서구 내당동). 평생을 공부하는 사람으로 살기 위해서는 일상이 공부의 주체가 되고, 삶이 학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전씨는 그저 역사가 좋아 다양한 사람들과 역사스터디를 하고 있다.

TV프로그램에서 광개토왕비가 중국과 북한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당시의 상황을 추적해서 보여준 적이 있었다. 세계문화유산위원회에서 중국이 자신들의 유산이라고 주장하며 등재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알린 사건이었다. 전씨는 그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과 북한이 공동 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했다는 사실에 엄청 분개했고, 이는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

10년 전 아이들과 대구국립박물관을 들렀을 때 고조선이라는 나라이름이 박물관에 없음에 실망했다. “프랑스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전 세계에서 위대한 성인이 나라를 세운 민족은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했다죠. 그 성인이 바로 단군인데, 우리는 단군신화밖에는 모르는 거죠. 단군 왕검이 건국한 후 고조선에서는 무려 47분의 단군이 나오셨다는 것을 아세요?”

전씨는 성삼제씨의 ‘고조선 사라진 역사’라는 책을 읽고 토론을 하면서 역사공부를 하고 있다. 이 책은 전 세계에 고인돌이 7만여 개가 있는데, 절반 정도가 우리나라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연구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박물관에도 선사시대의 유적은 물론 이를 연구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그럴수록 고인돌의 의미와 우리민족에 대한 자부심, 애국심 등을 역사공부모임에서 더 많이 느끼고 있다. 또 책을 보고 같이 고민하고 생각하게 해주는 역사는 전씨의 죽어가는 호기심에 심폐소생술을 해주는 인문학이기도 하다.

전씨는 “요즈음 대입과 취업, 초등 교과목에도 한국사가 포함된 덕분에 공부를 하긴 하지만, 역사의 진실성과 전통성에 대한 문제제기라든지, 잘못 알고 배운 역사에 대한 고민을 하기보다는 시험위주의 암기과목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역사가 현재의 문명이며 우리 인간의 성장 원동력도 되는 만큼 제대로 된 역사공부에 보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스토리이기도 한 역사공부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글·사진=채임이 시민기자 chaeime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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