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신부전증을 몰랐다니… 이송 전 건강검진만 했어도…

  •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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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09 07:24  |  수정 2017-02-09 07:24  |  발행일 2017-02-09 제2면
백두산호랑이 안타까운 폐사
수목원 부적절한 대처도 도마

백두산호랑이 ‘금강’의 폐사(영남일보 2월8일자 1면 보도)로 국민적 안타까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호랑이 이송에 앞서 철저한 건강검진 등 완벽한 준비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산림청은 지난달 25일 대전오월드 동물원에 있던 ‘금강’(11살) 등 백두산 호랑이 수컷 두 마리를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에 위치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이송했다. 민감한 금강의 습성을 고려해 대전에서 국립백두대간수목원까지 무진동 항온항습 차량을 이용하고, 수의사와 사육사가 함께 탑승해 보살피는 등 정성을 쏟았다. 그러나 수목원에 도착한 금강은 먹이를 보고도 냄새만 맡고 먹지 않는 등 이상징후를 보이다 결국 이송 열흘 만에 죽었다.

부검을 맡은 경북대 수의대 측은 만성 신부전증으로 신장 기능이 손상돼 요독증과 폐렴 등 합병증으로 폐사했다는 1차 소견을 내놓았다. 경북대 수의대 관계자는 “금강의 신장이 제 역할을 못하면서 요독증이 발견됐다”며 “아주 예민한 호랑이의 특성상 마취와 이송과정 등의 스트레스로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질 수도 있지만, 정확한 폐사 원인은 정밀 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만성 신부전증으로 금강이 폐사한 사실을 두고 대전오월드 동물원에 있을 때 이미 건강 상태가 안 좋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즉 금강의 신부전증에 대한 사실을 모른 채 250㎞ 장거리를 이동해 낯선 환경으로 옮김으로써 폐사를 촉발시켰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에 함께 이송된 ‘두만’은 현재까지 별다른 이상 없이 간이 방사장에서 적응하고 있다.

한편 폐사 사실을 며칠 동안 쉬쉬하다 언론에서 취재에 들어가자 뒤늦게 발표하는 등 수목원 측의 적절치 못한 대처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봉화=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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