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속 재료 입력하니 요리법 알려주네”…식탁에 올라온 IT ‘푸드테크’

  •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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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09 08:00  |  수정 2017-02-09 08:00  |  발행일 2017-02-09 제19면
배달앱·사이렌오더 서비스 활발
스마트팜·차세대식품 개발 각광
‘해먹남녀’빅데이터 기반 레시피
‘밥타임’식단 짜면 재료 알려줘
“냉장고 속 재료 입력하니 요리법 알려주네”…식탁에 올라온 IT ‘푸드테크’

SF영화 속 미래의 음식은 각종 영양소가 응축된 알약, 바퀴벌레로 만든 단백질 블록 등으로 묘사되곤 한다. 영화 속 미래 음식이 이처럼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묘사되는 것은 미래엔 지금과 같은 먹거리가 부족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유엔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세계인구는 약 73억명이며 2030년에는 85억명, 2050년엔 96억명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인구가 늘어나면 식량도 늘어나야 하지만 경작할 수 있는 땅은 유한하다. 뿐만 아니라 가축을 기를 수 있는 사육지도 부족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의 세계 인구를 부양하기 위해서 현재보다 2배 많은 1천억마리 이상의 가축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미래 음식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산업으로 푸드테크가 각광 받고 있다. 푸드테크는 식품과 기술이 접목된 신산업이다. 농산물 생산, 식품 공급, 제조·관리, 주문·배달 등 농업 및 식품 산업과 관련된 분야를 포괄한다. 최근엔 바이오에너지, 대체 식품 개발, 스마트팜 등 차세대 먹거리 개발 분야까지 포괄하고 있다. 국내에선 음식점과 고객들을 연결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으로만 푸드테크가 알려졌지만 해외에서는 스마트팜, 대체 식품 개발 등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푸드테크의 현재

“냉장고 속 재료 입력하니 요리법 알려주네”…식탁에 올라온 IT ‘푸드테크’

푸드테크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 나는 것은 음식과 관련된 서비스업에 빅데이터, 비콘(근거리 무선 통신) 등의 IT기술과 접목해 요리를 주문·배달하는 서비스다. 모바일로 주문을 넣으면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상품이 준비돼 빠른 시간 내에 상품을 받아 볼 수 있는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와 ‘요기요’ ‘배달통’ ‘배달의 민족’ 등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음식배달 서비스 앱이 대표적이다. 2015년 기준 모바일 기반 음식배달 서비스 앱의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4천만건, 거래액은 약 2조원 규모를 기록했다.

요식업체와 고객들을 연결해 줄 뿐만 아니라 냉장고 속 식재료를 관리해 주고 자신에게 맞는 레시피를 제공하는 등의 앱도 등장해 인기를 얻고 있다.

‘밥타임’은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앱으로, 요리 고민을 덜어주는 데 유용한 앱이다. 요리 레시피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른 앱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냉장고 속 재료를 파악해 당장 해먹을 수 있는 메뉴를 추천하고 레시피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또 한 주간의 식단을 미리 짜놓으면 필요한 요리 재료를 확인할 수 있어 식재료에 대한 과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혼밥족에게 인기 있는 ‘해먹남녀’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레시피를 추천하는 앱이다. 해먹남녀는 앱을 시작하면서 요리에 관한 정보를 수집한다. 평소에 얼마나 자주 요리를 하는지, 몇 인분을 준비하는지, 좋아하는 요리는 무엇인지 등을 물어본다. 질문에 답을 하면 관련 음식에 대한 레시피를 확인할 수 있다.

제공되는 레시피들은 일반인들의 경험이 녹아으며 하나의 요리에도 서로 다른 요리 방법을 적용할 수 있고, 오븐 없이 빵을 만드는 방법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녹아있는 레시피도 확인할 수 있다.

◆대체 음식 개발

푸드테크는 이제 차세대 음식을 개발하는 쪽으로도 성장하고 있다. 특히 동물 단백질의 대안 연구가 활발하다. 이 같은 시도는 웰빙식품을 소비하겠다는 차원을 넘어 지구와 인류를 위한 일로 인식되면서 푸드테크는 더욱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육류 단백질의 대안으로 밀웜 등과 같은 곤충, 유전자조작(GM)기술을 통해 속성 재배한 어류나 가금류, 그리고 식물단백질이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식품 벤처기업인 ‘햄프턴 크리크푸드’는 달걀 없이 마요네즈를 만든다. 이곳에서 개발한 ‘비욘드 에그’는 10여 가지 식물에서 단백질 성분을 추출해 만든 인공 달걀 파우더로 이를 활용해 마요네즈인 ‘저스트 마요’를 판매하고 있다. 맛과 향은 기존에 판매되는 마요네즈와 거의 동일하다.

저스트 마요는 유제품·글루텐 등이 포함되지 않아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또 콜레스테롤이 없고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감염성 질병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기가 들어가지 않아도 충분히 고기 맛을 느낄 수 있는 햄버거도 등장했다. ‘임파서블 버거’는 한국계 셰프 데이비드 장과 푸드 스타트 기업인 ‘임파서블 푸드’가 협업해 탄생했다. 식물성 원료만으로 고기맛이 나는 인공패티와 인공치즈를 개발한 것이다. 맛과 식감뿐만 아니라 영양 성분에서도 고기와 같지만 콜레스테롤,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등의 성분은 없어 훨씬 건강하다.

최근 미국에선 소의 배아줄기세포와 근성체줄기세포를 적절히 조화시킨 후 배양하면 근육과 살코기가 함께 붙어있는 듯한 가짜 고기를 만드는 연구도 시작됐다. 배양접시에서 탄생한 고기는 광우병 등의 걱정이 없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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