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주자 ‘北風’타고 대반격…야권 “北風에 휘말릴라” 경계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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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16   |  발행일 2017-02-16 제3면   |  수정 2017-02-16
北미사일·김정남 피살…대선레이스 변수되나

범여, 대북 강경론 띄우고 사드배치 촉구
문재인, 안보관 의식 北 야만적 행태 비난
野 “대외 불안에 흔들리지 말자” 차단 나서


북한이 지난 12일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13일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른바 ‘북풍(北風)’이 빨라진 대선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번 북한발(發) 안보 이슈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야권에 넘어간 듯한 대선 판도를 바꿀 새로운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여야 정치권이 초긴장 상태로 ‘손익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대선주자들의 ‘안보 의식’을 본격 검증하는 쪽으로 대선판의 흐름을 유도할 가능성이 적지않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등 야권주자 진영의 긴장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단 범여권 진영에서는 강점으로 주장해 온 안보문제를 부각시키며 야권 주자들과 차별화시킬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선제적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합의를 촉구하는 등 판 흔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김정남의 피살은 평양이 그만큼 초조해 있다는 방증”이라며 “권력은 종말에 이르러 가장 포악해진다”고 썼다.

같은 당 원유철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한이 끊임없이 핵과 미사일로 도발하고 정권의 잔인성과 포악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우리가 좀 더 관심을 두고 북한인권법을 빨리 작동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은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긴급 최고위 회의에서 “국가안보 전반이 위중한 시기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안보관과 대북관은 정말 우려스럽다”며 “우선 사드 문제만큼은 민주당과 대선후보들이 한·미 양국의 합의에 대해 전폭적으로 합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불확실성의 첫째는 북한 정권의 예측불가능한 도발성으로, 정부는 국가안보에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잘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동안 한반도의 사드 배치를 반대해 온 야권 대선주자들도 이번 암살사건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그러나 안보 이슈가 부각되면 그동안 북한과 대화·타협을 주장해 온 야권에 불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 탓인지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다.

문재인 전 대표는 ‘송민순 회고록’ 발간 등을 계기로 제기된 안보관에 대한 의문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는 것을 우려한 듯 북한을 겨냥해 목소리를 한층 높였다. 문 전 대표는 15일 전남 여수엑스포 박람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안보상황이 아주 불안한데 국민들이 걱정할 그런 일이 생겼다”며 “만약 정치적 암살이라면 있을 수 없는 아주 야만적인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좀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그런 상대라는 것은 늘 전제하고 염두에 두면서 남북관계를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김정남 피살은) 북한 체제의 불안정 요소인지 내막은 정확히 모르지만 경악할 일”이라며 “대외 불안요소에 흔들리지 말고 국민이 힘을 모아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토론회 참석 전 기자들에게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계기”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김정남 피살에 대해 “초당적으로 이 문제에 대응하겠다”며‘ 자강안보’를 내세우는 등 정부가 북한 문제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았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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