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김정은 견제카드’김정남 버렸나

  • 입력 2017-02-17 07:42  |  수정 2017-02-17 07:42  |  발행일 2017-02-17 제11면
만일의 사태때 옹립 위해 비호
北-中관계 악화 원인 중에 하나
日언론 “경호팀 안보였다” 보도
암살정보 인지후 방관했을 수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피살과 관련해 일본 언론에서는 중국이 그를 버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산케이신문은 16일 김정남이 2000년부터 중국의 비호를 받았다고 전했다. 당시부터 그는 중국의 보호를 받으며 베이징(北京), 마카오와 동남아시아를 오가며 살았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김정남은 이들 세곳에 각각 여성과 아이를 두고 있었고, 중국 정부의 영향력이 있는 기업으로부터 생활비의 일부를 충당했다. 중국의 입장에서 김정남이 대북 외교의 중요한 카드였기 때문이다.

부친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건재했을 당시에는 인질 성격이었고, 김정은 위원장 시대에는 북한에서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언제든지 최고 지도자로 옹립할 수 있는 후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정남을 비호하는 것은 역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에 대한 불신을 심화시켜 북중관계 악화의 원인이라는 문제가 있었다.

김정남이 중국 내에서 움직일 때는 비교적 자유로웠지만,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방문할 때 중국은 경호팀을 보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정남의 이번 말레이시아 방문 및 피살 현장에는 중국 당국의 경호원으로 보이는 인물이 보이지 않았다고 산케이는 지적했다. 산케이는 “중국 당국에 있어서 김정남을 지킬 의미가 적어지며, 경비도 허술했던 것 아니냐"며 “중국이 김정남 암살 정보를 알면서도 북한과의 관계 복원을 위해 그를 버렸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

신문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이 내려진 지난해부터 한중관계가 악화되며 중국 공산당 내에서 북한과의 관계회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던 점도 주목했다.

아사히신문은 김정남의 피살로 사실상 그를 보호해 온 중국은 ‘외교 카드’를 잃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혈연을 중시하는 북한에서 그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김정남을 보호하는 것은 중국으로서는 북한에 대한 견제가 된다는 차원에서다.

그런 만큼 김정남 피살은 중국의 입장에서는 경제 지원과 함께 별로 많지 않은 외교 카드를 잃은 셈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아사히는 “중국이 진정 김정남을 보호하려 생각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할 리 없다"며 “김정남은 최근 중국과 거리를 두고 있었다. 한반도 정세 에 주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며, 북중관계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스위안화 상하이 푸단대학 교수의 발언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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