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장기업들 주가 ‘봄날’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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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17   |  발행일 2017-02-17 제12면   |  수정 2017-02-17
포스코, 장중 28만6천원까지 올라
최근 1년중 가장 높은 주가 기록
DGB금융지주 등도 52주‘新고가’

올들어 대구지역 상장기업들이 최근 1년 중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하는 등 봄날을 맞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구·경북 상장법인 시가총액의 50%가량을 차지하는 포스코는 지난 14일 장중 한때 28만6천원까지 올라 1년 중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중국 철강 감산에 따른 철강재 가격 상승 등으로 철강 업황이 올해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가 상승 탄력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또 자동차 부품기업인 에스엘도 지난달 9일 2만6천50원을 기록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지난해 6월27일(1만3천600원)과 비교하면 갑절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11월10일 52주 최저가(1만1천원)로 떨어졌던 평화정공은 지속적으로 우상향해 14일 52주 신고가(1만5천600원)를 새롭게 썼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기대감으로 DGB금융지주도 지난 3일 장중 1만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뒤 4거래일 만인 9일 1만600원, 13일 1만900원으로 열흘 사이 세 차례 1년 중 최고가를 새로 썼다.

신고가 종목이 속속 등장, 지난달 지역 투자자의 거래량은 전월보다 13.76%, 거래대금은 1.06% 늘었다. 이 같은 거래량 증가는 지난해 9월(19.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물론 전국 평균 증가율(13.48%)보다 높은 것이다.

지역 상장기업들이 올해 들어 52주 신고가를 갈아 치운 동력은 실적 개선과 향후 관련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포스코는 중국 철강 감산에 따른 철강재 가격 상승 등 철강 업황이 올해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은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수로 이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일부터 14일까지 포스코의 주식 3천683억9천만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덕분에 올해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도 포스코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31만원에서 36만5천원으로, 대신증권은 25만원에서 30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포스코 주가가 천장을 뚫고 나오면서 표면처리강판을 제조하는 포스코강판은 지난 12일 장중 3만3천45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관련 기업에도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부품은 미국 트럼프 정부 정책에 따른 수혜 기대와 실적 개선이 신고가를 쓴 힘으로 분석됐다.

에스엘은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앞으로 5년 동안 3조6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어서 이 수혜도 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1차 협력업체인 에스엘의 매출 중 상당수는 미국 법인이 차지하고 있다. 거기다 현대모비스가 멕시코에 진출해 미국 램프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우려가 미국과 멕시코의 갈등으로 해소된 것도 에스엘 입장에서는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평화정공도 깜짝 실적 달성 덕분에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2014년 4.8%, 2015년 5.3%(일회성손실을 제외시)였던 평화정공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7%로 꾸준히 개선됐다.

DGB금융지주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6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에서 앞으로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고려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상원에서 했던 발언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을 조만간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지업체인 세하도 지난 6일 2천845원으로, 평판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아바코도 지난 10일 9천19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세하는 흑자 전환하면서 주가가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3월 50% 이상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111억1천602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투자전문가들은 “주가는 경기 선행지표 중 하나로 경제상황보다 주가가 먼저 반응하는 만큼 해당 기업들의 영업 상태가 더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며 “하지만 다른 자동차 부품기업은 지난달 수차례 52주 최저가 아래로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는 만큼 투자에 나설 때는 전체 시장과 함께 개별 종목에 대한 분석도 면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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