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이긴 마흔여덟의 만학도, 학위수여식서 ‘최고상’ 수상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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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17 08:01  |  수정 2017-02-17 08:01  |  발행일 2017-02-17 제21면
경북과학대 졸업 장선아씨 화제
암 이긴 마흔여덟의 만학도, 학위수여식서 ‘최고상’ 수상
경북과학대 병원의료경영계열 장선아씨가 지난 14일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대학 최고상인 금구대상을 받은 뒤 가족과 함께 활짝 웃는 모습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불굴의 의지로 암을 이겨낸 만학도가 학위수여식에서 대학 최고의 상인 ‘금구대상’을 수상해 화제다.

경북과학대(총장 장재현) 병원의료경영계열 장선아씨(여·48)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4일 열린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장씨는 다소 수척해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식순에 따라 최고상인 금구대상자로 호명되자 활짝 웃는 모습으로 단상에 올라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대구 모 대학에 근무하는 남편과 자매를 둔 장씨는 2010년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당시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의 뒷바라지와 처음 시작한 약물치료 등으로 무척이나 힘든 시기였지만, 학부모 봉사단에 참여해 봉사활동에 매진하는 등 적극적인 삶을 살아왔다.

그렇지만 오랜 투병으로 인한 약물 부작용은 의지만으로 버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몸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쳐갔고, 삶의 의욕도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낌없이 응원해 준 사랑하는 가족이 곁에 있기 때문이다.

몇 번이고 마음을 다잡은 장씨는 “다시 태어난다면 같은 삶은 의미가 없다. 다른 삶을 살아보자”며 경북과학대 병원의료경영계열의 문을 두드렸다. 병마에 지친 심신을 학업을 통해 추스르고 졸업 후 자신처럼 힘든 길을 걷고 있는 주위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긍정의 힘이 통했던 걸까.

학위수여식이 있기 며칠 전 장씨는 병원으로부터 너무나도 기쁜 소식을 전해 들었다. “축하합니다. 암이 완치됐습니다.”

그는 “기적과도 같은 소식에 가족을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다. 도전적인 삶을 살아가기로 한 것이 나에게 큰 행운을 안겨준 것 같다”며 “주어진 제2의 인생을 보람과 열정으로 채워가며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졸업평점 4.37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받고 금구대상까지 차지한 장씨는 사실 젊은 시절 계명대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장씨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우선 평생교육기관 등지에서 강사로 일하며 스스로 세운 인생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해 나갈 계획이란다.

이 대학 병원의료경영계열 황성윤 교수는 “시작을 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며 “항상 밝은 표정으로 자녀 또래의 동기들을 가장 먼저 배려하는 마음 따뜻한 분이다. 장씨의 앞날에 큰 축복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금구(金龜)’라는 명칭은 1992년 대학 신축 공사 중 발견된 황금색 거북 형상의 바위에서 따온 것으로, 대학 측은 금구축제, 금구체육대회, 금구관 등 각종 행사와 건물에 이름을 부여하고 있다.

칠곡=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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