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상시국, 정쟁 멈추고 초당적으로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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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18   |  발행일 2017-02-18 제23면   |  수정 2017-02-18

나라 안팎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따른 자유진영의 위기감에다 탈북자 독살 위협, 한반도 사드배치 추진에 반발한 중국의 한국산 거부사태 등으로 긴장감이 증폭되고 있다. 국내상황도 지극히 혼란스럽다. 조류인플루엔자에 이어 구제역이 확산일로에 있고, 정치권은 여전히 보수와 진보 양대 진영으로 나뉘어 촛불과 태극기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이런 심각한 국론분열 상태에서 각 진영의 대선주자 등 중앙정치인들은 나라와 국민을 챙기기보다는 소속 정파의 정략과 자신의 입신양명에만 몰두하는 모양새여서 더욱 우려스럽다. 국가와 국민이 안중에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비상시국이다.

그저께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국회 정론관을 찾아가 현 시국의 위태로움을 강조하면서 정치권이 정쟁을 중단하고 국가안보를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해줄 것을 촉구한 것은 시의적절했다. 김 도지사의 우려대로 지금 우리는 스스로 생존권을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해있다. 그럼에도 중앙 정치권은 정쟁에만 몰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한 비상시국이야 이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만큼 국내외적으로 긴박했던 적은 없었다. 누란지세의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최악의 취업난으로 실업자가 지난해 1월보다 2만2천명 늘어난 100만9천명을 기록 중이다. 한국의 청년실업률 10.4%는 일본 5.2%의 두 배 수준이다. 얼마 전 접수한 9급 공무원 공채시험에는 사상 최대 인파가 몰려 청년취업난을 입증했다. 대구에서도 지난 한 해 동안 9천200명의 인구유출이 있었는데 이 중 20대가 4천813명으로 가장 많았다. 젊은이들이 변변한 일자리가 없어 대구를 떠났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대구·경북의 실업자는 1월 기준 지난해보다 9천명(대구 6천명, 경북 3천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외 상황이 이런데도 정치권은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다. 당리당략과 자신의 이익에만 몰두하고 있는 중앙정치권은 대오각성, 작금의 비상시국을 헤쳐나가는 데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지금 힘과 지혜를 모으지 못하고 타이밍을 놓치면 공들여 쌓아온 대한민국의 위상은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국민들은 제 역할과 책무를 방기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을 반드시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 선거 때 표로 응징해야 한다. 그 이전에 이런 무자격 정치인들이 설 자리가 없도록 준엄하게 꾸짖고, 환골탈태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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