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통합공항 예비후보지 발표 앞당긴 ‘權의 뚝심’

  • 박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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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0 07:17  |  수정 2017-02-20 07:17  |  발행일 2017-02-20 제8면
국방부 당초 회의 일주일 뒤 발표
權시장 “과열 취재로 혼선 우려”
회의 종료직후 공개 수차례 설득

‘일주일 뒤 발표’→‘하루 뒤 발표’→‘회의 종료 직후 발표’.

최근 대구 통합공항 예비 이전후보지 발표의 시점을 놓고 대구시와 국방부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 태스크포스(TF) 회의 직전까지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지만, 막판 권영진 대구시장의 끈질긴 설득 끝에 회의 직후 결과를 공개하기로 결정됐던 것.

지난 16일 오후 4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주관으로 통합공항 예비 이전후보지를 논의하는 TF 회의가 열렸다. 국방부, 기획재정부, 행정자치부 등 관계 부처 차관급과 대구시가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대구 통합공항은 군위 우보면과 의성군 비안면·군위 소보면 2곳으로, 수원 군공항은 화성 화옹지구로 예비 이전후보지가 각각 선정됐다.

당초 국방부는 회의 결과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보고한 뒤 23일 발표할 계획이었다. 회의 후 일주일이나 지난 시점에서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일부 언론에서 먼저 보도할 경우 수원과 화성 지역의 반발로 회의 결과 발표 자체가 무산될 우려도 있었다.

권 시장은 회의 하루 전날인 15일 이석준 실장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우려를 상세히 설명하고, 발표 시점을 앞당겨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대구공항 이전은 지역에서 초미의 관심사인 만큼 언론사의 과열 취재경쟁으로 선(先) 보도할 게 불 보듯 뻔하다”며 “수원 부분을 제외한 내용을 대구시에서 발표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권 시장은 회의 당일인 16일 오전 국방부 군공항이전사업단의 김윤곤 이전사업과장과의 통화에서 “국방부 양해 하에 대구 관련 내용은 대구에서 자체 발표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날 한민구 국방부장관은 권 시장에게 발표 시점을 앞당겨 17일 오전 10시에 엠바고를 걸어 발표하자는 뜻을 전해왔다.

그럼에도 권 시장은 “회의 종료와 동시에 신문과 방송에 보도될 것”이라며 종료 후 즉각 동시 발표를 간곡히 설득했다. 그 결과 한 장관과 권 시장은 오후 4시30분 전화 통화에서 ‘오후 6시 동시에 결과를 발표한다’는데 합의했다. 발표 시점에 따른 언론의 혼선을 사전에 방지하고, 시·도민의 백년대계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숨가쁜 줄다리기를 한 순간이었다. 실제로 16일 오후 5시10분쯤 일부 언론사에서 회의 결과를 먼저 보도해 권 시장의 선견지명이 옳았음이 간접적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권 시장은 “앞으로도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단단히 손잡고 불도저 같은 뚝심으로 관계자들을 합리적으로 설득해가겠다. 통합공항 이전사업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모든 지혜와 역량을 모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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