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또…헛소문에 멍드는 구미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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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1 07:20  |  수정 2017-02-21 07:20  |  발행일 2017-02-21 제2면
“産團 내 LG·삼성 공장 이전한다더라…”
악성 루머에 투자심리 위축·시민 불안

“LG·삼성의 생산공장이 수도권과 해외로 옮겨가고 구미에는 빈 공장만 남는다 하더라.”

구미지역에서 또다시 ‘카더라’식 유언비어가 퍼져 가뜩이나 힘든 구미경제를 흔들고 있다. 유언비어의 대부분은 기업과 경제에 관한 것이어서 투자심리 위축은 물론 시민 불안감마저 조장하고 있다. 구미지역에서는 1997년과 2015년에도 유언비어 소동이 벌어진 바 있다.

최근 떠도는 대표적 유언비어는 ‘구미산단 내 LG계열 5개사가 몽땅 수도권으로 이전한다더라’ ‘삼성전자 스마트시티가 휴대폰 생산시설을 베트남으로 옮기고 있다 하더라’ ‘인구가 1년에 1만명 이상 감소한다 하더라’ 등이다. 이 중 LG의 수도권 이전 유언비어는 SK이사회가 지난달 23일 LG실트론 지분 51%를 6천200억원에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하는 매매계약을 승인하면서 나돌기 시작했다. LG그룹 4개 계열사는 “수도권으로의 공장 이전설은 20년 전부터 떠돈 악성 루머이다. 소문은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삼성전자 베트남 이전설도 사정은 마찬가지. 삼성 측은 지난해 해외취업을 희망한 간부 이상 사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명예퇴직이 오해를 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간부급 사원 상당수를 해외로 보내거나 명퇴를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명퇴는 매년 실시하고 있으며 강제 퇴직이나 해외 이전설은 괴소문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인구 감소 유언비어는 2014년 42만320명이던 구미시 인구가 2015년 41만9천915명, 2016년 41만9천891명으로 줄어 42만명 선이 무너진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구미시 인구는 지난달 말 42만48명으로 42만명 선을 다시 회복했다. 이 밖에 ‘기업이 빠져나간 구미산단 1단지는 텅 비었다’ ‘매월 100여개 중소기업이 수도권으로 이전하고 있다’ 등의 유언비어도 나돌고 있으나 모두 근거 없는 괴소문으로 확인됐다.

이런 유(類)의 유언비어는 경제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IMF 외환위기 당시엔 LG필립스디스플레이의 파주 이전설 영향으로 구미산단과 인접한 인동·진미동, 칠곡군 석적읍에서 아파트 가격 폭락 사태가 발생했다. 이창형 구미시 투자통상과장은 “카더라 형태의 근거 없는 유언비어는 중소기업과 시민에게 불안감을 주고, 민간과 기업의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괴소문을 일일이 확인한 결과 사실과 다른 헛소문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구미=백종현기자 baek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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