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北대사관 "리정철·女용의자들 석방하라…독살 근거없어"

  • 입력 2017-02-22 00:00  |  수정 2017-02-22
3쪽분량 성명 배포…말레이 외교부 성명에 반박 "말레이, 韓 편들고 있어"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은 22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당국의 수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북한 국적 리정철을 포함한 체포 용의자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북한 대사관은 이날 오후 대사관 앞에서 배포한 3쪽 분량의 성명에서 "사건 발생 10일이 지났지만 말레이 경찰은 체포 용의자들로부터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말레이가 한국이나 외신의 근거 없는 주장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면 수사에 있어 북한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말레이 당국은 일반에 공개된 CCTV 영상과 여성 용의자들이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에 독을 발랐다는 망상에 근거해 수사해왔다"며 "그렇다면 여성들은 사건 후 어떻게 살아있을 수 있겠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북한 대사관은 "이는 그들이 '장난'으로 문지른 액체가 독이 아니며, 사인은 따로 있다는 뜻"이라며 그러므로 "불합리하게 체포된" 리정철과 "무고한" 베트남·인도네시아 여성들을 즉시 석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성명에서 북한대사관은 지난 20일 말레이 외교부가 내놓은 성명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당시 말레이 외교부는 같은 날 강 철 주(駐) 말레이 북한대사가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주장이야말로 "망상과 거짓, 반쪽 진실을 골라 모은 것"이라고 강하게 항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북한대사관은 "북한 주권에 대한 극도의 모욕이며 국제법과 관행, 외교적 특권을 위반하는 불법 행위인 동시에 말레이시아가 한국 쪽 주장을 편든다는 명백한 근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사는 사인을 확인하고 검거된 2명의 여성 용의자들의 진술에 근거해 용의자 수색에 집중돼야 했는데 처음부터 북한 시민에 의심을 고정하고 겨냥했다"고 말했다.


 이번 성명은 이날 오후 말레이 북한대사관 앞에 모여든 내외신 기자들에게 배포됐다.
 대사관 직원이 나와 문틈으로 노란 종이에 인쇄된 3쪽짜리 자료를 전달하고 들어갔다. 지난 20일과 달리 강 대사가 직접 성명을 읽거나 질문을 받지는 않았다.


 성명에는 이날 말레이 경찰이 용의자로 새로 밝힌 북한 외교관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앞서 이날 오전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 경찰청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기존에 알려진 북한 국적 용의자들 외에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도 연루됐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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