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과 국가를 생각하는 현명한 소비를 실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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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3   |  발행일 2017-02-23 제31면   |  수정 2017-02-23

가계부채가 급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내수부진에 따른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도 우리 국민은 해외에서 돈을 아낌없이 써 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지난해 12월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 규모인 1천344조3천억원으로, 가구당 7천만원꼴이었다. 한 해 동안 141조2천억원이나 증가했고, 증가율(11.7%)도 2006년(11.8%)에 이어 역대 2위였다. 대구·경북의 가계부채는 74조8천912억원으로, 시·도민 1인당 평균 1천429만원의 빚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인은 저금리 기조 속에 저축은행·새마을금고·신용협동조합·우체국 등 비은행 대출이 급증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가계부채는 경기침체기에 금리가 상승할 경우 채무자들의 상환부담을 증가시켜 큰 문제가 된다. 채무 상환부담은 소비감소를 낳고, 기업의 생산·고용 축소, 가계소득 감소로 악순환되면서 경기불황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가계부채 증가는 금리상승과 사업부진 등 악재가 함께 올 경우 대량 연체 발생이나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 국민이 지난해 해외에서 카드로 쓴 금액은 사상 최대인 143억달러(약 16조5천900억원)나 됐다. 이는 외국인이 지난해 국내에서 카드로 쓴 107억800만달러(약 12조4천억원)보다 4조1천900억원 많은 것이어서 비교된다. 한국인의 해외카드 사용액 증가율(7.8%)도 외국인의 국내 카드사용액 증가율(6.6%)보다 높았다. 한국인들이 해외에서 돈을 펑펑 써 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부진의 돌파구 모색을 위해서 국민이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국내 소비를 늘리는 것이다. 알다시피 외제보다 우리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많이 사줘야 제조업이 활성화된다. 내수증가로 국내 제조업이 활성화되면 기업의 고용창출·고용증가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된다. 국산품을 애용하고, 지역경제를 위해 대구·경북지역 기업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이유다. 물품 구매처 선택도 역외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보다는 매출자금의 역외유출이 없는 동네 가게로 하는 게 맞다. 이런 선택적 소비행위는 번거롭고 일견 효과도 의문시될 수 있다. 하지만 시·도민 다수가 이를 실천하고 장기간 지속될 경우 엄청난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 유례없는 경기부진과 실업난을 맞아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절실한 시점이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태풍을 불러온다는 말이 있듯이 작고 사소한 애국심·애향심이 모여 대단한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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