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늘자 ‘일코노미’가 뜬다

  • 박주희
  • |
  • 입력 2017-02-25 08:08  |  수정 2017-02-25 09:43  |  발행일 2017-02-25 제13면
<1+economy>
20170225
1인 가구 소비자에게 각광받고 있는 나뚜찌의 1인용 암체어 세트(왼쪽)와 한 끼 분량의 ‘컵 시리얼’ 제품. <대구신세계백화점·이마트 제공>

‘일코노미(1+economy)’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일코노미란 1인과 이코노미의 합성어로 1인 가구가 주도하는 시장 경제를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3∼4가구 중 1가구가 1인 가구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5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중은 27.1%이고 2020년에는 3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여행·식품·가전 등 다양한 국내 소비시장에서 신(新)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나홀로족들은 자신을 위해 필요하다면 고가라도 과감히 지갑을 여는 경향이 강해 유통업계에서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혼자 먹고, 살아도 품격있게…
디자인 앞세운 소형가전 인기
수입가구 암체어도 잘 팔려


찌개·초밥·과일·와인·소스…
마트 소포장 제품도 다양화


현재 4집 중 1집이 1인 가구
조만간 30%…시장 급부상



20170225
스메그 냉장고
◆1인 가구 겨냥 가전·가구 매출 ‘쑥쑥’

일코노미의 부상으로 가전·가구·식기 등에서 1인 가구 상품이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

지역 백화점 매장에서는 가전과 가구 매장을 중심으로 작은 주거공간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앞세운 고가 상품들의 판매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대구신세계백화점의 가전상품 중 1인 가구 소비자들에게 가장 관심을 모으는 상품은 냉장고 브랜드 ‘스메그’다. 이 제품은 일반적인 냉장고와 달리 200~300ℓ대의 중소형으로 1인 가구에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디자인이 독특해 인테리어용으로도 좋은 만큼 수백만원대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구매력이 높은 1인 가구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8층 삼성전자 매장에서는 소형 ‘슬림스타일’이 인기다. 1인 가구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냉장고 용량을 일반 제품의 3분의 1 수준인 336ℓ로 줄이고 폭과 깊이를 슬림화한 것이 특징이다.

혼자 요리하기에 적당한 크기의 소형 가전을 찾는 고객들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많은 용량이 필요하지 않은 1인 가구의 특성과 더불어 장기화된 경기침체에 따라 실속형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까지 더해진 때문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8층에 입점한 LG전자 매장에서는 1인 가구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1구 인덕션 전기레인지에 관심을 가지는 고객들이 많다. 소형이라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얇은 두께로 간편하게 수납도 가능하다.

로봇청소기도 1인 가구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모든 집안 일을 혼자 해야 하는 1인 가구의 특성상 로봇청소기의 도움을 받아 가사를 분담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나뚜찌 브랜드의 1인용 암체어도 나홀로족의 눈길을 받는 아이템이다. 의자와 스툴로 구성된 나뚜찌 1인용 암체어는 서재나 오디오룸 등에서 음악이나 영화를 감상할 때 앉기 편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1인 가구에 인기가 높다. 세트의 구성품인 스툴은 테이블 대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해 작은 평수의 주거공간 활용에도 그만이다.

한샘도 1인 가구 시장을 겨냥해 1인용 침대 신제품 4종을 최근 출시했다. 한샘플래그숍과 인테리어대리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샌드·모아·클로즈·체드 등 4종 제품을 선보인 것. 그동안 온라인 채널에서 주로 선보였던 1인용 가구제품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해 성인 1인 가구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한샘 관계자는 “그간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던 1인용 침대의 주구매고객은 미취학 아동 및 중·고등생이었는데, 최근 20~30대 이상 성인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1인용 침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백화점 본점과 프라자점 한국도자기 매장에서는 1인 가구를 겨냥해 ‘므아레’ 식기세트와 ‘보헤미안 우드랜드’ 홈세트를 판매해 눈길을 끌고 있다. 므아레 식기 세트는 포인트 그릇 위주로 구성됐으며, 기존 4인용 세트 판매 중심이 아닌 필요한 수량만큼 낱개 구매가 가능해 1인 가구 식기세트로 안성맞춤이다. 보헤미안 우드랜드 홈세트의 경우 기존 세트 제품이 20~30대에게 인기를 끌면서 소비자들의 요청에 따라 추가로 1·2인용을 제품화했다.

◆간편가정식 급성장에 소포장 식품 인기

1인 가구의 급부상은 급성장한 간편가정식(HMR) 시장 규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대구·경북지역 이마트에 따르면 ‘피코크’로 대표되는 지난해 간편가정식 매출이 전년 대비 15.1% 상승했다. 일코노미족들이 아침 대용식으로 즐겨 찾는 시리얼의 지난해 매출도 전년보다 21.5%나 증가했다.

이처럼 간편가정식 시장이 커지면서 국·탕·찌개는 물론 각종 반찬과 소스·면 요리까지 제품군이 확대되는 추세이며 기존 제품의 패키지를 변형시키거나 한 끼 분량 또는 소포장 제품도 늘고 있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2월 첫선을 보인 ‘1인용 회와 초밥’도 1인 가구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미니 회는 1팩당 50g 내외, 미니 초밥은 1팩당 2개씩 포장돼 있으며, 최대 4팩까지 테이크아웃할 수 있는 전용 캐리어를 제작해 편의성을 높였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에서도 1인 가구를 위해 소용량 포장한 채소·과일 등 신선식품과 인스턴트 등 가공식품의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고,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지하 1층 식품관의 경우 1인용 스팸, 1인용 와인, 미니 케첩, 미니잼, 컵밥 등 간편함과 가성비를 앞세운 소용량·소포장 제품들만을 따로 판매하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박주희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