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췌장염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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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07 07:52  |  수정 2017-03-07 08:39  |  발행일 2017-03-07 제20면
명치 부위서 등 쪽으로 갑작스러운 통증땐 ‘췌장염’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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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일산백병원 이윤석 소화기내과 교수

과도한 음주가 간경화나 간암, 알코올성 지방간 등을 일으킨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급성 췌장염의 주원인이라는 것을 아는 이들은 드물다. 췌장염은 췌장에 염증이 생겨 췌장은 물론이고 그 주변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췌장은 약 12~15㎝ 크기로 위의 뒤쪽으로 후복막강 내에 있다. 또 소화액의 분비와 내분비 기능인 호르몬의 분비를 겸하고 있다. 만성췌장염 또는 췌장암과 같은 췌장질환이 발생했을 때 호르몬 분비의 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 잘 조절되던 혈당이 갑자기 조절이 되지 않는다면 췌장질환의 유무를 확인해봐야 한다.

췌장염은 말 그대로 췌장에 염증반응이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췌장염은 크게 3가지 근거로 진단이 가능하다.


지방변·혈당조절 안되는 당뇨 발병땐 병원 찾아야
궤사성 췌장염 입원 기간 1∼2개월, 사망률도 높아
과식후 우상복부 통증 잦으면 담낭관련 검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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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째로 명치 부위 및 등 쪽에 심한 급성 통증이 발생하고, 둘째로 혈액검사에서 혈중 아밀라제 또는 리파아제 수치가 정상치보다 3배 이상 상승하게 된다. 셋째로는 CT 또는 MRI와 같은 영상의학적 검사에서 췌장염에 합당한 소견을 보이는 경우다.

췌장염의 가장 중요한 증상은 복통이며, 통증은 지속적이며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심해진다. 췌장은 후복막강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등으로 통증이 있는 경우가 많고 몸을 앞으로 구부림으로써 통증이 줄기도 한다. 췌장염이 심한 경우에는 복부팽창, 토혈, 장폐색, 고열, 빈맥이 발생할 수 있고, 장내세균에 의한 감염까지 동반하게 되면 패혈증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정신착란, 혼수 및 쇼크를 유발하기도 한다.

췌장염은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과음을 들 수 있다. 다음으로 담낭 담석과 같은 담도질환이 동반된 경우도 있다. 이외에도 명치 부위의 외상, 약물, 바이러스 감염, 결체조직 이상, 천공성 소화성 궤양, 파터씨 팽대부 폐쇄, 분열췌장, 고중성지방혈증, 오디 괄약근 기능장애, 낭성섬유증, 고칼슘혈증, 신부전, 특발성 췌장염, 유전에 의한 반복적 췌장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췌장염은 급성 췌장염과 만성 췌장염으로 구분된다.

급성 췌장염은 갑작스럽게 통증이 발생하면서 혈중 아밀라제, 리파아제 수치가 상승한다. 만성 췌장염은 통증이 간헐적일 수 있는 반면 혈중 아밀라제와 리파아제 수치는 정상인 경우가 많다.

갑작스러운 통증은 췌장질환을 의심하는 비교적 전형적인 증상이다.

통증의 시작 시간을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갑작스럽고 심한 통증이 있고, 부위가 명치 부위에서 등 쪽으로 퍼지는 듯한 양상이면 반드시 췌장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 초음파 검사에서 담석이 있다고 이야기를 들었던 이들이 이러한 양상의 통증이 발생했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대변을 본 후에 기름이 떠있는 지방변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거나 갑자기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 당뇨가 발생했을 때는 췌장질환에 대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급성 췌장염은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조직괴사에 감염이 동반되면 사망률이 20~30%로 높다.

췌장염이 의심된다면 어떤 검사를 해봐야 할까.

우선 아밀라제와 리파아제를 포함한 혈액검사를 해야 한다. 췌장질환이 강력하게 의심된다면 바로 복부 CT 검사를 해 볼 것을 권한다.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 담석에 의한 경우라면 CT에서도 관찰되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췌장 MRI 검사를 추가적으로 시행하거나 최근 많이 이용되는 초음파내시경 검사를 시행해 CT에서 관찰되지 않는 담석 또는 담즙앙금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초음파내시경 검사는 최근 들어 상용화된 검사법으로, 내시경과 초음파를 한 기계로 합쳐 일반적인 복부초음파검사와 비교해 더 정밀하고 세밀하게 주변 장기를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췌장염은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진다. 알코올성 췌장염은 대부분 금식으로 췌장을 쉬게 해주고, 동시에 충분한 수분과 영양분을 링거액으로 공급하는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좋아진다. 하지만 약 5~10%에서는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중증 췌장염으로 악화된다.

담석이 원인이라면 담석을 조기에 제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췌장염이 심해 췌장에서 조직이 녹아 헐게 되며 피가 나는 것인데, 이러한 상태를 ‘췌장괴사’라고 한다. 궤사성 췌장염의 경우 입원기간이 최대 1~2개월 정도로 길어질 수 있고 사망률도 매우 높아진다.

모든 질환이 마찬가지이지만 최고의 치료는 예방이다.

췌장염 예방에 있어 평소에 절주 및 금주, 그리고 금연이 매우 중요하다. 담석에 의한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과식이나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 우상복부 통증이 자주 발생한다면 담낭관련 검사를 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췌장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잘 조절이 되던 당뇨병 환자가 특별한 원인 없이 갑자기 혈당 조절이 안된다면 췌장에 대한 검사를 미리 받아보길 권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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