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통령 경선후보 토론회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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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10   |  발행일 2017-03-10 제21면   |  수정 2017-03-10
[기고] 대통령 경선후보 토론회에 바란다
도태호 기업인

오늘 오전 11시 탄핵선고를 맞아 온 국민은 물론 각 정당이 초미의 관심을 갖고 있는 가운데, 얼마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 토론회가 한 방송사 주관으로 열렸다. 네 명의 후보가 열띤 토론을 벌였으며 순조롭게 토론회가 마무리된 듯하다. 하지만 정국 또한 매우 불안한 이 시점에 벌써 샴페인을 터뜨리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오늘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다면 60일 내에 선거를 해 차기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는 헌법상 규정이 명시된 이상 5월 중 선거가 이뤄져야 함은 물론이다. 만약 탄핵이 인용되지 않는다면 12월20일로 대선 일정이 잡혀 있으나 개인적으로 그런 일이 발생하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 약속을 한 이상 당연히 선거는 그 이전에 치러져야 한다고 본다. 두 경우의 수를 따져 보면 공당으로서 더불어민주당의 최근 토론회는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한 것이리라 본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토론회에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날짜와 시간이었다. 금요일은 보통 주말을 앞두고 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다. ‘불금’이라 하여 가장들은 보통 가정에도 일찍 들어가지 않는다. 게다가 토론회 시간은 오후 6시여서 식사 시간이다. 밥도 먹지 말고 가족과 대화도 하지 말고 라디오만 듣고 앉아 있으란 말인가. 공당의 대통령 후보 토론회는 ‘국민의 알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한 사람의 국민이라도 더 듣고 볼 수 있는 날짜로 토론회를 준비했어야 했다.

둘째, 국회 제1당의 첫 대통령 후보 경선 토론회가 라디오로 진행됐다는 사실이다.(라디오를 폄훼하자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침대선거론에서부터 각종 음모론까지 난무해 언급을 회피하고 싶은 심정이다. 물론 역사적으로 라디오를 이용한 위대한 연설이 없지는 않았다. 바로 미국의 4선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노변정담이다. 하지만 루스벨트 대통령의 노변정담은 미국인들의 대공황 탈출 의지와 맞물렸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각설하고, 그때는 90년 전의 일이고 지금은 초고속 광역인터넷 모바일시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실시간 뉴스를 접하며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있다. 라디오라는 ‘고전 매체’를 다시 구입하란 뜻이 아니면 라디오 토론은 대중성이 없다. 자가용을 타고 계속 차 안에서 라디오를 듣고 있을 순 없다.

셋째, 토론회의 질과 수준의 문제다. 토론회는 무엇보다 각 후보 개인의 공약과 실천 의지를 누가 잘 설명하는지를 보여주는 장이어야 한다. 후보자를 보지도 못하는 ‘깜깜이 토론회’를 만들어 놓고, 모 후보는 미리 써 온 원고를 처음부터 준비된 대통령처럼 읽었다는 후일담을 듣고 실소를 감추지 못했다. 또 모 후보는 말을 더듬거리며 “거기에” “그러니까”를 반복하며 준비되지 않은 후보임을 알리는 실수를 했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이름도 잘 알려져 있는 않은 한 후보는 준비되지 않은 후보보다 훨씬 토론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취자의 입장에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더 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상대 후보의 단점이 더 부각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앞으로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다른 정당의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도 절대 다수 국민이 보고 듣고 할 수 있는 날에, 좀 더 알리기 쉬운 매체와 수단을 사용해 진행하기 바란다. 또 비록 라디오란 구형 매체를 이용하더라도 후보자가 준비를 꼼꼼히 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대통령이란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작금의 사태를 보면 모든 국민이 다 인식하는 바다. 국민의 알권리는 최대한 충족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후보자의 식견과 비전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더 다양하게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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