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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부르는 송어채소비빔회·새뱅이탕…한술 뜨는 순간 “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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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춘호기자
  • 2017-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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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로드 충북 충

전국 최다 송어식당을 가진 충주의 향토음식 송어채소비빔회.
시래기를 주재료로 맛을 낸 시래기순댓국.
쐐똥잎, 어느리 등 22가지 각종 산채를 맛볼 수 있는 수안보온천 내 영화식당의 산나물밥상.
27년간 감자만두를 빚고 있는 명동분식 김순희씨.
‘王의 온천’ 수안보엔 한정식·꿩전문점
바다생선 냄새나는 쐐똥잎 등 별난 맛
사과에 초밥·꿩회 얹은 꿩사과초밥도

순대만두골목의 별미인 시래기순댓국
감자떡·만두·송편 합친 듯한 감자만두
시내 벗어나면 이름난 송어 전문식당들

◆월악산·수안보 식문화

아침을 겸해 수안보온천지구에 있는 34년 역사의 ‘영화식당’으로 갔다. 가장 내실있는 산채한정식 전문점인 것 같다. 외관은 허름했는데 밥상을 받아 보니 미소가 절로 피어난다. 달래, 냉이, 씀바귀, 참나물 등과 같은 뻔한 나물이 아니다. 모두 22가지 묵나물이 나물 이름이 적힌 지정된 접시에 담겨져 나왔다. 싸리순, 검은오리, 박고지, 잡나물, 홋잎, 삼지구엽초, 어느리, 머우대, 산뽕잎, 고들빼기, 쐐똥, 아주까리잎….

이순란 사장은 3~5월 채취된 산나물을 갈무리해 1년 사용할 걸 분류해서 보관한다. 누른 빛이 나는 건 햇볕에 말려 보관한 것이다. 푸른 기운이 감도는 건 삶아서 급랭해 보관한 것이다. 예전에는 월악산 나물 채취 시기는 4~7월인데 이젠 당겨져 3~5월이다. 약초꾼을 통해 월악산, 소백산 등지에서 캐온 걸 받아 사용한다. 현재 냉장실과 냉동실에 저장하는 산나물은 총 30가지. 계절밥상에 맞게 20여 가지를 번갈아 낸다.

이제 시식. 눈감고 나물별 느낌을 메모했다. 가장 인상적인 건 잡나물이다. 많이 씹으니 캐러멜 향까지 전해졌다. 가장 쓴 건 삼지구엽초였다. 홋잎은 파랑 계열의 나물과 누른 색 계열의 나물의 경계에 있는 맛이다. 뭐랄까, 이끼를 씹는 맛이다. 무나물은 여느 무채국의 무맛과는 판이하다. 무파스타 같달까. 아주까리잎은 초당의 할배 냄새가 묻어 있다. 느끼한 속을 달래기 위해 고들빼기장아찌를 먹었다. 다래와 싸리순은 갓 깨어난 시냇물 소리 같다. 쐐똥잎에서는 바다생선 냄새가 느껴졌다.

돌솥밥에는 유월콩·앵두콩·서리태가 섞여있다. 이래서 ‘밥맛 좋은 식당’으로 소문났다. 된장은 뻑뻑하지 않고 심심하다. 숭늉 같다. 각종 튀각과 튀김도 내는데 5월에는 뽕잎튀김이 별미다. 기름 종류는 4가지. 나물의 물성에 따라 들기름·참기름·산초기름·피마자유를 사용한다. 먹을 때 조심해야 한다. 비빔밥처럼 고추장 팍팍 넣고 비벼 먹지 마라. 그냥 나물 한 점 밥 한 숟가락, 그렇게 음미하며 먹어야 주인한테 눈총을 안받는다.

수안보에는 꿩 전문 식당이 적잖게 포진해 있다.

1995년 꿩요리 기능보유자의 집으로 지정된 ‘대장군’. 꿩 코스 요리 전문점이다. 꿩 한 마리에서 나오는 부위별 살코기로 만드는 여덟 가지 요리에 모두 꿩고기가 들어간다.

기능보유자 박명자씨. 그녀의 사위 차봉호씨, 딸 고향순씨가 충주꿩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가족이 지키니 맛이 일정하다. 사위는 일명 ‘꿩박사’로 불린다. 꿩 관련 지식을 여러 책을 통해 습득한 덕분이다. 식당 옆에 꿩 사육장이 있다. 꿩은 4~5월 산란을 마치면 5개월 이상 키워야 요리에 사용할 수 있다. 신선한 꿩 한 마리의 부위별 요리가 다 나오는 A코스를 시키면 꿩회, 꿩생채, 꿩사과초밥, 꿩산나물전, 꿩꼬치, 꿩만두, 꿩불고기, 꿩수제비 등이 차근차근 나온다. 꿩의 가슴살로 만드는 꿩회는 붉은 육질에 반지르르 윤기가 흐른다. 사과 한 조각에 초밥과 꿩회를 얹어내는 꿩사과초밥은 다른 꿩집에선 맛볼 수 없다. 꿩에서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나오는 속가슴살로 만드는 꿩생채는 특제 양파소스와 함께 먹어야 된다. 따끈한 꿩 육수에 쫄깃한 삼색 수제비로 깔끔하게 코스를 마감한다.

◆충주에서 탄생한 송어채소비빔회

충주 시내를 벗어나 수주팔봉 쪽으로 간다.

차도 흘러가는 강물처럼 느릿해진다. 노루목다리를 건너 우회전하면 달천이 나온다. 우람한 풍광은 아니다. 그냥 봄햇살 이는 언덕 같은 편안함과 고요함이 억새와 함께 일렁인다. 달천 강물을 따라 얼마를 가다 보면 두룽산을 병풍 삼은 위치에 있는 40여년 역사의 ‘들림횟집’. 송어비빔회 돌풍을 일으킨 곳이다. 동량면의 ‘조리터명가’, 시내 ‘황금송어’ 등 충주 곳곳엔 20여 군데의 송어비빔회 전문 식당이 성업 중이다. 충주를 ‘송어의 고장’으로 불러도 좋을 것 같다.

들림횟집은 2001년 개봉한 임순례 감독의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촬영장소 중 한 곳이다. 주인공 강수(황정민)가 이 식당 야외 마루에서 강물을 내려다보면서 여친과 식사했다. 이 영화 때문에 횟집은 인기를 모았다. 충주시내에서도 송어회 배달주문이 쇄도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이원옥 할매로부터 장덕봉·장은순·장진순 3남매한테로 가업이 이어졌다.

양배추, 상추, 당근, 오이, 쑥갓 등 7가지 채소류가 조각보 무늬처럼 깔린다. 깻잎은 향이 강해 뺐다. 소스는 4가지(마늘참기름·고추냉이·초장·콩가루). 처음 온 사람은 소스활용법을 잘 모른다. 소스를 모두 넣고 비벼야 제맛이 드러난다. 고추장도 3년된 것만 고집한다.

한때 충주호에 송어양식장이 있었지만 이젠 철거됐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충주에는 30여곳에 송어양식장이 있었다. 하지만 수산물 수입개방과 경기침체, 소비패턴 변화 등으로 현재는 12곳으로 줄어들었다.

‘중앙탑초가집’에 가면 징거미라는 민물새우를 양껏 넣은 ‘새뱅이탕’이 인기다. ‘퓨전 매운탕’이랄까. 징거미가 떨어지면 맛이 덜한 보리새우를 넣는다.

◆종댕이길에서 만난 출렁다리

충주시 종민동 마즈막재 주차장. 거기에 서니 충주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충주호를 제대로 조망하려면 충주보다 제천으로 넘어가야 된다.

길가 데크로드를 따라 1㎞ 정도 걸으니 ‘종댕이길’ 입구가 나온다. 종댕이는 근처 상종·하종 마을의 옛이름에서 유래됐다. 이 길은 충주호반에 반도처럼 삐쭉 튀어나와 야트막하게 서있는 심항산(해발 385m)을 휘도는 길이다. 억새가 압권인 비내섬을 휘감는 ‘비내길’보다 호젓함은 한 수 위다. 11㎞ 조금 넘는 이 코스에서 가장 풍광이 좋은 곳은 ‘출렁다리’. 내륙의 바다를 남해대교처럼 가로지른다. 호수는 바다의 색을 그대로 담아내 꼭 지중해 같다. 수없이 시달린 호반의 절개지는 화성의 토양 같다. 충주호가 언뜻 백두산 천지 같다. 종당마을 입구에서 내려 800m만 걸으면 출렁다리에 도착할 수 있다. “산 넘어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그렇게 시작되는 60년대 아이돌 박재란이 부른 ‘산 넘어 남촌에는’ 그 가사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덜 찌든 길이었다.

마지막 시장기를 해결하기 위해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생가가 있는 무학·자유시장쪽으로 갔다. 두 시장 사이에 ‘순대만두골목’이 있다. 여기 순대는 특이하게 종일 끓이는 시래기를 주재료로 하는 게 특징이다. 소태, 산척, 덕산, 청포, 왕순대 등 7집이 몰려 있다.

이 장터에서 시래기순댓국보다 더 유명한 건 강원도 감자떡·만두·송편을 합쳐놓은 듯한 ‘감자만두’. 10여 업소가 몰려 있다. 만두와 함께 콩과 전분을 이용한 ‘콩떡’도 별미다.

최근 백종원이 찾아와 더 유명해진 ‘대우분식’. 감자만두를 처음 시작한 집이다. 27년 전 자유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해 김치만두와 고기만두를 메인으로 팔다가 15년 전쯤부터 감자전분으로 만두피를 빚어 감자만두를 만들었다. 관광객은 백종원 때문에 여기만 이용하려고 한다. 딱하다는 생각이다. 다른 집도 다 괜찮다. 제발 덜 유명한 집도 같이 살게 이용해줘라. 나는 문경 출신으로 27년째 이 바닥을 지키는 명동분식 김순희씨의 만두를 먹었다. 솔직히 여느 만두보다 식감이 더 좋았다. 다섯 자매가 운영하는 오공주왕만두는 고기가 없는 ‘김치만두’로 유명하다.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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