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내가 만든 생각의 집에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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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13   |  발행일 2017-03-13 제30면   |  수정 2017-03-13
20170313
박소경 호산대 총장

가능한 한 어린시절부터
많은 유용한 행동들을
자동적이며 습관적으로
되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미래 모습이 된다


잉글랜드 총리였던 마거릿 대처를 다룬 ‘철의 여인’이란 영화가 있다. 식료품집 딸이라 수군대는 각료들에게 그녀가 말한다. “우리 아버지는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생각이 말을 만들고, 말이 행동을 만들고, 행동이 습관을 만들고, 습관이 성격을 만들고, 성격이 운명을 만든다. 나는 인간으로서 필요한 모든 것을 아버지에게 배웠다.” 이는 의사이며 철학자였던 윌리엄 제임스로부터 유래된 말이기도 하다. 그는 저서 ‘심리학의 원리’에서 인간은 끊임없이 선택적 주의와 관심을 갖는데, 그 항목들이 정신을 이룬다고 설명한다. 윌리엄 제임스는 사고와 함께 감정이란 용어도 즐겨 썼다. “감정을 통해 우리는 사물에게서 지적 지식을 얻지만, 사고에 의해서는 사물에 관한 식적 지식을 얻는다. 감정은 인지의 싹이고 출발점이며, 사고는 성장이 완성된 나무이다.” 기억, 주의, 지식, 의식, 사고 외에도 인지의 구성요소인 개념화의 규정 등 의식 철학과 뇌과학의 기본 용어에는 그의 공로가 곳곳에 숨어있다.

20세기 중반이 지나면서 철학의 중심 테마는 의식에서 언어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사고와 언어의 관계에서, 사고는 언어를 통해 개념화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언어로 생각한다’ ‘사고는 언어로 구성되어 있다’ 맞는 말 같지 않은가. 언어로 사고하고 사고한 내용을 언어로 기술할 수 있다면 사고가 보다 정교하며 촘촘해질 것이다. 유아성 망각, 생후 첫 2·3년간 일어난 일들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그 요인에도 기억을 담아둘 자기개념과 언어의 결여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과학자와 철학자의 생각은 시간이 흐르면서 대중의 생각으로 변해간다. 윌리엄 제임스는 ‘사고’ 다음으로 ‘습관’을 핵심 단어로 내세운다. “생명체는 습관 덩어리라는 것이다... 교육의 결과로 얻어진 습관은 생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생명체의 습관 현상은 그 신체를 구성하는 신경계통의 가소성에 의존한다... 신경 흥분은 지나가면서 지나는 통로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신경 흥분이 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일은 이미 있는 통로를 더 깊게 파든가 또는 새로운 통로를 만드는 것이며, 우리가 뇌를 감각 기관으로부터 들어온 신경 흥분으로 통로를 만들어내는 기관이라고 말할 때, 뇌의 가소성은 통로를 깊게 파든가 새로운 통로를 만든다는 말로 요약된다... 신경 흥분이 한번 통과한 통로는 더 깊게 파져서 이전보다 투과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되며, 이런 일은 신경 흥분이 새로 통과될 때마다 반복되기 마련이다... 습관은 어떤 결과를 성취하는 데 요구되는 신체 운동을 단순화하고 더 정확하게 만들며 피로를 줄인다. 우리 신경 계통은 훈련된 모양에 맞게 성장한다. 자주 반복된 정신 활동은 의식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아도, 유사한 상황에 직면하면 이전에 습관적으로 사고하고 느끼고 행동한 것을 자동적으로 사고하고 느끼고 행동하도록 촉진한다는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사실을 표현한 것일 뿐이다... 따라서 교육에서 우리는 할 수 있는 가능한 한 많은 유용한 행동들을 가능한 한 어릴 때 자동적이고 습관적으로 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나이에 맞는 규칙을 스스로 만들어보라고 당부한다. 그리고 그것을 10년 혹은 20년 전에 미리 준비해보라는 말도 함께한다. 미래 자신의 모습을 한 번씩 머리에 떠올려보라는 말이다. 상상력도 인지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니까 여러모로 유익할 것이다. 나의 경우는 요즘 내 삶의 마지막 과정을 떠올려본다. 이렇게 해야지 다짐을 반복하면서. 둘째, 학생들이 다양한 렌즈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려 한다. 렌즈는 세상을 보는 창이며, 언어는 생각의 도구이다. 진·선·미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일부터 어휘의 양을 늘리는 일까지 참으로 많은 과제가 놓여 있다.박소경 호산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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