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이불 덮어쓰고 자면 열나고 경련 일으켜요”…감기에 대한 잘못된 상식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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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14 07:41  |  수정 2017-03-14 07:43  |  발행일 2017-03-14 제19면
사우나서 땀빼는 것도 도움 안돼
수분이 빠져 탈수되면서 열 더 나
20170314

감기는 코와 목 부분 등 호흡기 점막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으로 대개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3~10일 이내에 자연 치유된다. 1년에 평균적으로 성인은 2~4회, 어린이는 6~8회 정도 걸리면서 사람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급성 질환 중 하나다. 가장 흔한 질환이다보니 잘못된 상식과 민간요법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먹으면 감기가 빨리 낫는다는 속설이다.

과음은 면역을 떨어뜨리고 점막 염증을 악화시킨다. 또 탈수를 일으켜 오히려 술 마신 다음 날 감기가 심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고춧가루에 함유된 캡사이신은 진통 효과가 있고 비타민A와 비타민C가 많아 면역을 높여주는 효과는 있지만 자극성이 강해 염증이 생긴 인후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사우나서 땀빼는 것도 도움 안돼
수분이 빠져 탈수되면서 열 더 나

항생제 먹는다고 빨리 낫지 않아
세균 죽이는 약으로 효과는 없어

입맛 없을땐 억지로 먹는 것보다
죽을 먹거나 미지근한 물 마셔야



감기 증상에는 위장관계 증상도 포함돼 있는데 고춧가루가 위장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더욱이 술을 마시면서 흡연까지 한다면 흡연 자체가 기도의 객담 배출을 막아 감기가 낫는 것을 막는다.

펄펄 끓는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땀을 쭉 빼고 나면 감기가 낫는다고 하지만 이것도 옳은 이야기는 아니다.

감기로 인해 열이 나는 것은 우리 체내에 염증이 일어나면서 체온이 올라가는 상태이므로 손발은 따뜻하게 하고 몸은 체온이 내려가도록 가볍게 입어 열을 내려야 한다. 고온의 난방을 해놓은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다가 고열이 나면 오히려 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

감기 환자가 사우나에서 땀을 빼는 것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

감기에 걸려 열이 날 때 땀이 쭉 나면서 열이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우리 몸의 열을 땀이 식혀주는 것으로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그렇지 않고 방치하면 탈수가 일어나면서 고열이 난다. 결론적으로 사우나에서 땀을 쭉 빼면 오히려 몸이 덥혀지고 탈수가 되면서 열이 더 나게 된다.

감기 환자에게 무조건 잘 먹으라고 하면 이 또한 해로울 수 있다.

감기 바이러스가 위장관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너무 무리해서 음식을 먹으려다가 오히려 설사를 하거나 체하게 되면 탈수증상이 동반되면서 감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 입맛이 너무 없을 때는 소화가 잘되는 죽을 먹는 것이 좋다. 물을 수시로 먹는 곳도 좋은 방법인데 찬물을 먹으면 위장관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독감 예방접종을 했다고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독감과 감기는 다른 질환으로 감기의 원인은 계속해서 변종을 일으키는 수많은 바이러스이고 독감의 원인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다. 고로 독감 예방접종이 감기까지 예방한다는 착각은 버려야 한다.

감기는 타액으로 전파된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전염은 환자에서 배출되는 바이러스의 양과 감염된 환자에게서 얼마나 가깝게 오랫동안 노출됐는지가 중요하다. 감기 바이러스는 사람 피부에서 2시간 정도 생존하며 외부환경에서도 수시간 생존 가능하므로 오염된 표면의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다. 이러한 직접 접촉이 가장 주된 전염경로다. 또한 비말전염도 가능하므로 기침뿐만 아니라 대화나 호흡, 키스, 술잔을 돌려 먹는 등의 행위로도 전파될 수 있다.

주사 한방에 감기가 사라질 것이란 기대는 버려라. 감기에 걸리면 무조건 주사를 맞아야 빨리 낫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주사 한 방으로 감기가 낫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지 먹는 약보다 주사를 맞았을 경우 효과가 빨리 나타나 몸이 빨리 좋아진 것 같이 느껴지는 것뿐이다.

또 항생제를 복용하면 감기가 빨리 낫는다는 것도 잘못된 상식이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고 항생제는 세균을 죽이는 약이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항생제는 감기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내성을 키워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모든 질환이 마찬가지이지만 감기도 예방이 최선이다.

감기 예방을 위해서는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과 휴식, 적절한 수분을 섭취하는 한편 절주·금연·위생 관리를 잘하는 것이 첫째다. 다음으로 잦은 환기, 적당한 실내 온도와 습도 유지다. 밀폐된 실내에 미세먼지나 오염물질이 가득차고, 감기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이 같은 공간으로 들어올 경우 쉽게 전파된다.

호흡기질환은 주로 직접 접촉과 비말감염으로 전파되므로 개인위생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이근아 진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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